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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나경원 한나라당 구원투수論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의원이 새 대표에 선출됐다. 그러나 이번 전대는 홍일점 출마자였던 나경원 의원이 차세대 리더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대중적인 호감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표면적인 승자는 홍준표 의원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나 의원이 오히려 이번 전대의 진짜 승자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중적 인기를 앞세워 지난해에 이어 이번 대표 경선에서 연속 3위로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유력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진 그녀다.

특히 나 의원은 당초 친이(親李)계로 분류됐으나, 탈(脫)계파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폭넓은 대중적 인지도와 친화력을 바탕으로 친이 대(對) 친박(親朴)으로 나뉜 한나라당에서 독자노선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번 전대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나 의원은 계파 종식의 첫걸음인 공천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더 이상 한 지붕 두 가족의 불행한 동거는 안 된다는 것으로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정당도, 계파 수장의 정당도 아니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나 의원은 서민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보수, 억울함이 없는 공정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도덕적인 보수를 위한 보수 대장정을 시작한다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계파를 초월한 자신과 함께 한나라당의 책임있는 집권 여당의 자세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는 것이었다. 나 의원은 당 대표 출마 당시 ‘전직 지도부’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당이 어려운데 책임론에 빠져 소임을 회피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했다.

물론 전직 지도부로서 지난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상황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 구청장 선거에서는 이겼다. 그녀가 박근혜 전 대표와 비유해 자신을 ‘선거의 여왕 투’라고 말한 배경이기도 하다.

나 의원은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가장 큰 이유로 ‘계파 간 갈등’을 꼽는다. 아울러 원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책임 있고 추진력 있는 집권여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 나 의원의 지적이다. 번복되고 이행되지 못한 일부 공약과 정부의 인사 실패, 그리고 각종 공직비리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범여권에 대한 민심이 차갑게 식어갔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은 한나라당 공천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추진해온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근간으로 하는 공천 개혁만이 민심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당의 반대로 완전국민경선제 합의가 어려울 경우 전략공천을 20% 이내로 줄이고, 당원과 국민이 절반씩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

나 의원이 당대표 출마 공약으로 내건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당이 취약한 국민과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비전위원회’ 설립이나, 무책임한 포퓰리즘적인 정책 등을 지양하는 ‘정직한 복지’, 대표가 직접 서민경제를 챙기는 ‘민생경제기획단’ 발족했다.

진정한 사회 통합을 위한 ‘당·정 및 국가 원로들과의 대화’ 등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반영한 것들이었다. 한마디로 지킬 것은 지키고 개혁할 것은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한 때 서울시장 경선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국민투표’에 대해 나 의원은 “아쉽지만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의 ‘좌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무조건 민주당을 따라가면 떠나간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가령 야당이 100% 무상복지를 주장할 때 한나라당이 70% 선택적 복지를 내놓은 것은 ‘민주당 따라하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구원할 투수로는 나경원 의원밖에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마디로 당내 지도부 가운데 가장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에 여론도 우호적이다. 현재 박 전 대표의 ‘대세론’도 당내 경선 흥행이 성공적이지 못하다면 자칫 ‘이회창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나경원 구원투수론’을 한나라당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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