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는 정부 부채 증가에 따른 등록금 인상 조치로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세고, 프랑스에서는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에 ‘개혁’의 메스를 가하는 등 우리 못지않게 대학등록금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절대 더 이상 싸다고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우리나라 못지않게 유럽 각국에서도 등록금을 비롯한 대학 교육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 미국으로 유학 갈 때 사립대학 석사과정 등록금이 일 년에 6천 달러 수준이었는데 지금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거의 1만 달러 수준이 이른것 아닌가? 미국도 액면 등록금은 높은 액수이지만(사립대의 경우 4만 달러 전후) 대신 장학금이 많아서 실제로 그 높은 액수대로 다 내고 다니는 학생들은 대단한 고소득자의 자녀가 아니면 거의 없다.
우리나라가 유럽처럼 대학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것이 안 될 바에는(노골적으로 말해서 미국식으로 할 바에는) 철저하게 미국식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등록금을 현재보다 곱절 정도로 인상하고 그 대신 전 국민 소득원 및 재산 자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절대다수 대학생들에게는 정부와 대학이 등록금의 10~100%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 등록금은 현재의 절반 정도로 줄여주도록 한다.
또 상위 5~10% 정도의 소득자들에게만 현재의 곱절인 연 2천 만 원정도의 등록금을 내게 하면 어떨까? 그렇게 하면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학 운영비를 많이 부담하고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거의 무상으로 대학을 다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저소득가정의 등록금부담을 해결하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부모의 수입 정도와 자녀 수, 학교와 집의 거리 등 여러 기준을 감안해 정부가 장학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선정되면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 받게 받는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민들은 컴퓨터 덕분에 전 국민들의 소득과 재산이 데이터베이스화될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그것이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관련 부서 사이에 협조만 이뤄지면 당장에라도 국민소득 평가가 가능하다고 본다. 대학의 전체 등록금 수입은 지금과 같은 액수로 맞추 돼 부모와 본인의 소득과 재산을 고려한 장학금을 지급한다.
실질적 차등 징수로 최고 2천 만원부터 최저 무상으로 적절히 배분하여 납부케 한다면 좋은 제도로 정착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자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도 되어 국민화합에도 무척 기여할 것이라 본다.
/이상성 경기도 도의원·고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