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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무너지는 학교’의 교장선생님께

 

교장선생님.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대답을 듣기조차 조심스럽고 두렵지만, 그게 정말인가요? 교실이 무너지다니요? 그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면, 그렇게 이야기해야 하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우리 국민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우리가 꼭 이룩해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 국민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과제가 있다면 그건 결국 ‘교육’을 통해서라야 성취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까짓 거 교육이야 제대로 하든 말든 돈만 많으면 그 과제들을 잘 이루어낼 수 있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주장이 아닐까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함께 유지·계승해 나가야 할 우리만의 가치관이 있다면 그건 무엇으로 가능한 것일까요? ‘교실’에서 ‘학교’에서 학생들의 가슴속에 일일이 심어주는 방법 말고 다른 어떤 방법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요?

“이판에 과제는 무슨 과제” 혹은 “가치관은 무슨 가치관”이라고 할 교원도 있습니까? 그럼 이렇게 한탄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무슨 교육이고 그게 무슨 학교입니까?”

교장선생님.

막말을 양해해 주신다면, 요즘 신문에는 “어떻게 이 따위 기사가 보이는가?” “도대체 학교에 교장선생님이 계시기나 한가?” 묻고 싶을 지경입니다. ▲“교실 뒤에 세워만 놔도 항의… 어떻게 지도하나” ▲‘5초 엎드려뻗쳐’ 시켰다고 교사 징계한 ○○교육청, ▲“엎드려뻗쳐는 인권침해” VS “그 교사 징계는 교권 침해” ▲“징계 무서워 학생 지도 포기… 누가 손해인가”

그뿐만 아닙니다. ▲교과부 ‘허용’ 교육청은 ‘금지’… 교사들 간접체벌 놓고 혼란, ▲학생이 교무실서 교사 폭행… 전치 8주 중상, 학교 측에선 전학시키고 쉬쉬, ▲교사 놀리기·난장판 교실, 교사가 나무라면 “야, 찍어” 휴대전화 들고 달려드는 아이들, ▲교사 97% “수업중 문제학생 일부러 피한다” ▲통제불능에 빠진 수업시간, 꾸짖는 교사에 “네가 뭔데” “법대로 해” ▲학부모 항의 빈발 “왜 우리 아이 스트레스 받게 하나” ▲“교사는 아무 제재도 못한다고 학생들이 인식하는 게 원인” ▲여교사 수난시대, “힘없다” 무시하고 성희롱까지…

이럴 것 없이 직접적으로 표현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어떤 입장입니까? “간접체벌은 허용해야 한다” “아니다. 그것도 금지해야 한다”, “교권침해다” “아니다. 인권침해다”,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 “아니다. 권위주의를 걷어내는 과정의 불가피한 진통이다”…

이러한 대립이, 일생을 학생들과 함께 지내며 현장교육에만 전념하신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입니까? 학교교육에는 본질적으로 체벌이 존재해야 하고 아이들이란 본래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관점과, 세상이 변해 교실에는 별안간 수많은 천사들이 내려와 앉아 있다는 두 가지의 극단적인 관점으로 변질된 것은 아닐까요?

입장정리가 난처해서 아직 관망 중입니까? ‘이러다가 학생들이 자제하게 되겠지’ ‘좌우간 행정적으로 무슨 조치가 있겠지’ 싶기도 합니까? 그건 아니시겠죠. 그렇다면 그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은 갈피를 잡지 못할 테니까요.

교장선생님.

우리는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을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그게 당연합니다. 어떠한 혼란도 결국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께서 해결해야 할 과제일 뿐이며, 두 가지의 관점이 대립되고 그 대립이 심화되어 가는 것은 그 과제가 더욱 부풀려지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교장선생님께서 나서야 할 때가 됐습니다.

/김만곤 교과서연구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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