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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시집살이

 

시집살이는 여권이 신장되고 핵가족화된 요즘 실감 나지 않는 용어지만 예전에는 시집살이 때문에 많이도 울었던 아주 못된 봉건 시대의 유물이었다.

시집살이의 동기는 고부간의 갈등, 시 누이와 갈등 등 시집식구들의 학대라 볼 수 있는데 새 며느리는 시집식구와 살게되는 것은 고된 생활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시집살이를 덕담삼아 들려준 경험담과 전승되어온 전설, 속담으로 짐작 할 수 있다. 오죽하면 가마타고 시집가던 날 딸 아이의 두손을 꼭 잡고 ‘벙어리 삼년, 귀벙어리 삼년’이라 했던 것은 시집살이를 염두에 둔 어머니의 준엄한 충고로 볼 수 있다.

특히 고부간의 갈등은 숙명적이라 볼 수 있지만 어찌보면 시어머니도 같은 여성이라 며느리의 고충을 이해 할법도 한데 그렇치 못한 것은 고부라는 묘한 관계 때문이다.

아들을 사이에 둔 애정의 줄다리기 속에 아들에 대한 사랑이 크면 클수록 며느리에 대한 학대가 비례되는 것 기록을 통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며느리를 울리는 존재가 또 있는데 머지않은 장래에 남의 며느리가 될 처지인데도 올케를 귀찮게하는 시누이의 심술 또 모녀가 합동으로 괴롭히는 일도 적지 않았다. 고부간의 갈등에 결정적 동기는 시누이의 고자질이 원인이 돼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여우같은 시누이년’, ‘밭에 가면 잡초가 원수요 집에 가면 시누이가 원수’, ‘요망한 시누이년’라는 원색적인 속담이 있다.

또 혹독한 시집살이를 비유해 고추당추 매운들 시집살이 당할소냐라는 속담도 전해오고 있다.

이렇게 시집살이가 심할수록 찾고 싶은 곳이 친정이라 단숨에 가고 싶지만 출가외인이라 입술을 깨물며 참았던 시절도 있었고 또한 친정에 꼭 가야할 일이 있어도 안된다 하면 순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 말처럼 시어머니 잔소리에 항상 두둔해 주는 듬직한 시아버지가 있기에 친정에 다녀오라는 승낙이 있으면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시댁으로 돌아가는 날을 아까워하며 기한이 될 즈음이면 ‘석달 장마나 져라’하며 망설이기도 했다. 이에 친정으로 갈때는 ‘오동나무 꺾어쥐고 오동 오동 뛰어가고’, 시집으로 갈 때에는 ‘느름나무 꺾어쥐고 느름 느름간다’는 민요가 전해 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심한 갈등을 받는 사람이 남편인데 어머니 말씀을 들으면 ‘아내가 몹쓸 사람’, 아내 말을 들으면 ‘어머니가 벌써 망년나셨나’라는 이중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남편의 고충은 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집살이는 자존심 상하고 고된 생활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어 지금도 이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상급자의 잔소리가 심하면 ‘시집살이 심한 직장’, 늘 그막해서 고된 몸이 되면 ‘늙어서 된 시집살이 만났다’, 자녀들이 까다롭게 하면 ‘애들이 시집살이 시킨다’는 말을 한다.

이제는 떨어져 사는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는 물론 자주 찾아 뵙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며 또한 서로의 도리를 하면서 의사 표현을 현명하게 한다면 시집살이라는 용어 추억의 단어로 기록될 것이다.

/유영근 김포시의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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