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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성유리 "이번에 돈구경 실컷… 연기가 더 욕심 나요

돈벼락 맞은 식모 역할 변신 성공
요정 이미지 깨며 새 가능성 선봬

 

■ KBS ‘로맨스타운’ 100억 로또 당첨된 식모役 성유리

“나이 먹을수록 연기 열정 더해가 이젠 많이 부딪히며 경험 쌓고파”

“처음에는 100억원이 생기면 무척 좋을 것 같았는데 역시 공짜로 생긴 돈은 불편한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도 처음에만 좋았고 나중에는 돈 때문에 문제가 자꾸 생기니까 힘들고 지겨워지더라고요. 돈은 너무 많아도 문제인 것 같아요.”

KBS ‘로맨스타운’에서 100억원 짜리 로또에 당첨돼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성유리(30)는 “땀 흘려 번 돈이 아니면 현실에서도 너무 큰돈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 같다”며 싱긋 웃었다.



이 드라마에서 지긋지긋한 가난 속에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돈벼락을 맞은 3년차 식모 노순금을 맡아 연기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그를 18일 을지로에서 만났다.

“초반에는 시청률이 기대만큼 안 나와 섭섭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시청률까지 잘 나왔으면 제가 진짜 교만해졌겠구나 싶어요.(웃음) 그만큼 작품이 좋았고 팀워크도 좋았습니다.”

그의 말처럼 ‘로맨스타운’은 특색 있는 작품이었다. 평균 시청률은 10.4%에 머물렀지만 식상한 로맨틱 코미디와 막장 드라마에서 한발 비켜나 부자들이 모여 사는 가상의 동네 1번가를 무대로 이른바 ‘식모’들의 사연 많은 삶과 부자들의 허영을 다루며 색다른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 과정에서 ‘영원한 요정’ 성유리도 변신했다. 앞서 2008년 KBS ‘쾌도 홍길동’의 천진하고 단순한 이녹 역으로 한차례 변신을 했던 그는 이번에 씩씩하고 강단 있는 식모 역으로 공주, 또는 요정 이미지를 깨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실 그간 부잣집 딸이나 공주 역은 딱 한 번씩 해봤어요. 그리고 청순가련한 캐릭터도 거의 없었고요. 그런데도 항상 절 그러한 이미지로 기억해주시는 걸 보면 제가 잘 못해서 그렇구나 싶어요. 전 실제로는 여성스럽거나 조신하지 않아요. 되게 덜렁대고 꼼꼼하지도 못해요. 주변에서는 TV에 나오는 제 이미지를 보고 가식이라고 해요.(웃음)”

그는 “그래도 13년간 연예계 생활을 해보니 뭔가 노하우는 좀 생긴 것 같다. 약간의 여우짓도 는 것 같고 지혜라면 지혜도 생긴 것 같다”며 “예전에는 힘들면 엎어졌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것을 알아서 힘든 순간을 참을 수 있는 지혜가 생겼다”고 말했다.

2002년 연기자로 전환해 ‘나쁜 여자들’, ‘천년지애’, ‘황태자의 첫사랑’, ‘어느 멋진날’, ‘눈의 여왕’, ‘쾌도 홍길동’, ‘태양을 삼켜라’ 등에 출연해온 그는 아직까지 연기자로서는 핑클로서 밟았던 정상의 위치에 서지 못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름대로 시련이라면 시련을 겪었다. 늘 목표를 세우면 계속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바로 그게 내가 지금껏 일할 수 있었던 동력이 된 것 같다. 목표가 달성되면 시집갈까 생각 중이다”며 웃었다.

“연기는 할수록 재미있고 어렵고 욕심이 난다”는 그는 “한살한살 먹을수록 열정이 끓어오르고 심장이 뛴다”고 말했다.

“‘블랙스완’이나 ‘라비앙로즈’ 같은 영화를 보면서 나도 저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랜기간 노력해서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액션에 도전하고 싶은데 안 시켜주시네요. 저 이래 봐도 운동을 못하진 않아요.(웃음)”

올해 만 서른인 그는 “작년에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됐을 때 슬펐다. 뭔가 끝난 느낌이었고 이제 추락할 일만 남은 것 같아 자포자기 심정이었다”며 웃었다.

“그때 주변에서 몇 개월 지나면 잊어버린다고 했는데 진짜로 몇 개월 지난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는데 세상이 핑크빛인 거에요.(웃음) 30대가 돼서 누릴 수 있는 것도 많아진 것 같고 나름대로 경험한 것도 많았기 때문에 지금이 좋아요. 이젠 어디 가서 ‘나이도 어린데’라는 소리는 안 듣잖아요.”

그는 이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한다.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고 싶어요. 일탈을 해보고 싶어요. 너무 저 자신을 가둬놓고 산 것 같아요. 작품도 그동안은 이성을 만나는 것처럼 고르고 골랐는데 이젠 그러지 않으려고요. 많이 하면서 많이 배우려고요.”

‘로맨스타운’은 먼 길을 돌아 순금을 비롯한 식모 5명이 100억원의 복금을 나눠 갖는 데 이어 순금의 연인 건우(정겨운)가 미국서 1천억 원대의 부자가 돼 돌아오면서 막을 내렸다. 과연 이들은 행복하게 살았을까.

“건우는 1천억 원을 벌어왔는데 순금이한테 비밀로 했으니 이제 또 전쟁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또 한편의 드라마가 나올 것 같습니다. 저는 실제로는 복권 1만원짜리에 당첨된 게 최고였는데 드라마에서는 정말 돈구경 실컷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메시지처럼 돈 위에 사랑이 있는 것 같아요.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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