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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오래된 것에 새로움을…

 

문화란 역사적,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에 항상 변할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나라와 저 나라의 문화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문화의 중요한 일부인 예술의 높 ,낮음이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할 수도 있는데…….

숫자로 계량화 할 수는 없지만 대강 답은 나오는 법이다. 백범 김구 선생 어록에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이 문화”라는 말씀도 있다.

지난주 중국 북경(北京)을 다녀왔다. 하여간 여러모로 엉뚱한 나라, 호감과 비호감이 겹치는 나라여서, 솔직히 평소에는 별로 탐탁지 않다.

그러나 북경에 가면 즐겨 들리는 곳이 있다. 다산스798- 흔히들 북경예술구라고 불리는 곳인데, 서울의 인사동쯤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도시라고 해야 할 만큼 규모가 크다. 과거 냉전시절에 소련과독일의 지원을 받아 모택동시절에 대포나 총기류를 만들던 군수품공장이다.

외벽은 붉은 벽돌이며 건물자체가 낡고, 주위의 초고층빌딩 가운데 납작 엎드려있어 어쩌면 흉물스럽다. 한때 북경 당국에서 이 건물들을 없애자는 결론을 내렸는데 전국의 유명 예술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왜 역사를 부정하려고 하느냐? 낡고 불편한 것도 엄연한 역사! 오래된 것에 새로움을 입히자고 주장했다.

반나절 돌아다녀도 반의 반쯤을 구경했을까? 바쁜 총중에 이틀시간을 낼 순 없고 매번 치마 끝자락만 잡을 뿐이다. 마릴린 먼로와 모택동사진을 합성한 유명한 작품은 소더비경매장에서 20몇 억 원에 팔렸다고 토픽을 장식했다. 세상에 사진 한 장에…….

그리고 광장 구석구석 공터에는 조각 작품으로 꽉 차 있다. 대부분 작품 앞에는 ‘만지지 마시오(Don’t Touch)’이런 경고 문구가 반드시 붙어있는데 거기에는 그런 까다로운 주문이 없어 좋다.

요즘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작품이 중국산이란다. 오랫동안 장막 속에 갇혀있어 생경함이 가격으로 형성될 수도 있지만, 아마추어들도 연신 감탄을 하는 것을 보면…….

대담하고 낯 뜨거운 누드지만 보편적 가치는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고 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하고는 앗!뜨거워~하고 놀란다. 한국 그림도 비싼 것으로 정평이 있지만 비교할 바 못된다.

이십호짜리가 몇 백, 몇 천만원이고, 조각 작품은 단, 십, 백, 천, 만, 여기에 환율로 곱하기하면 우리 나라 돈으로 몇 억이 돼 버린다. 끌리는 작품 밑에는 어김없이 판매됐다고 명패가 붙어있으니... 구입할 엄두는 못내지만 비싼 작품을 공짜로 감상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우리도 요즘 문화강국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유명한 영화감독 스필버그가 한 말로 기억된다. “내가 한국에 태어났다고 하면 지천에 널려있는 한국문화 하나 가지고도 전 국민들 먹여 살릴 수 있다.”

‘국민총매력량’이란 용어가 있다. 한 나라가 얼마나 매력적(Cool)인지 그 지수를 말하는데, 21세기는 국력이 경제적 가치(국민총생산량)보다 문화적 가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경제대국에서 문화대국마저 꿈꾸는 그들의 작전은 잘 맞아 떨어진 셈이다.

어찌됐던 우리도 새것만 찾지 말고 오래된 것에 새로움을 입히는 그네들의 현명함은 배워야겠다.

※다산스에서 그 비싼 작품 영인본 5장을 우리나라 돈7만원을 주고 샀는데, 진품으로 샀다고 계산해 보았더니 120억원이었다. 어리석게도 잠시 부자가 된 착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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