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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희한한 플래너?

 

이혼은 불행의 끝인지 아니면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인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다.

이혼율 50%, 재혼율 68%, 아시아 이혼율 1위, 세계 OECD 국가 가운데 이혼율 3위 그리고 황혼 이혼율 세계 3위, 1등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성으로 미루어 예측하건데, 불원간 1위가 될 것이 분명한 대한민국의 당당한(?) 현주소이다.

아직까지 우리는 어떤 돌발적인 사건, 사고보다 이혼사건(?)을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쩌다 재수없게스리” 하고 지나치지만 이혼 소식에는 귀를 쫑긋 세우며 정확한 이유를 알려고 안달이 난다. 여기에는 지극히 속물적 관심도 포함된다.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 하면 누구든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분명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저네들끼리 작문을 하고 소설을 쓴다.

삼십년 전, 갈라진 한 쌍이 있다. 가까이 지냈는데…….

장인 장모의 강력한 반대를 일방적(대단한 사연이 있음)으로 무시하고 신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처갓집 보란 듯이 열심히 사업을 했다. 또래 가운데 제일 먼저 집을 장만했는데, 그것도 서울에서 매우 비싸다는 워커힐아파트였다.

집들이 하는 날 외모도 밉지 않고 키도 늘씬한 부인이 집안 곳곳을 소개하면서 “이 장롱은 공예 명인의 작품으로 시중에서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것으로…….” 겸손한 표정으로 설명했지만 부인네들의 표정은 묘하게 변했다.

그래! 위장된 겸손은 금방 표시 나는 법이다. 차라리 “돈 좀 들었어요” 이런 말이 듣는 이 훨씬 편했을텐데…….

하여간 그 날 입은 옷도 가정집에서 입을 평상복 종류는 아니었다. 모두 셋방살이를 겨우 벗어날 즘인데 참석한 이 모두 시샘에 눈길이 파래졌다.

그런데 음식이 모두 중화요리 집에서 배달 시킨 것이 아닌가! 모인 이 모두 고향 선후배여서 격식 없이 잘 먹고 잘 놀았지만 그 날 이후 주인공이 없는 자리에서는 장롱과 중국요리, 안주인의 의상이 오랫동안 흉이 됐다.

부끄럽게도, 나도 성토에 한몫을 했다. 어렵게 이룬 가정인데 십년 조금 넘은 후 갈라서기로 했다. 모든 것이 부인 책임으로 돌아갔다.

어떻게 가정이 깨지는데 한사람 책임만 있을까? 마음속에 짚히는 것이 있지만 그것은 호기심으로 끝내기로 했다. 지금은 재혼해서 매우(!!!) 잘 살고 있다. 삼십년 전의 가물거리는 과거에는 나의 곁가지 추억도 많이 묻어나와 잠시 부끄러웠다.

어찌됐던 그때나 지금이나 이혼경력이 있는 사람을 보면 대단히 독한 사람이란 느낌이 든다. 미운 정 고운 정 더덕더덕 붙어있는 사람과 남남이 되는 것도 두렵지만 이혼 이후의 주위에서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샅샅이 발가벗기는 두려움 또한 곤혹스러운 일이다.

흉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보통 사람이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혼 플래너란 직업 들어보셨는지? 이혼할 때 이벤트를 제공하는 직업이란다. 이혼식은 대부분 레스토랑에서 열리는데, 이 친구, 저 친구들 모아놓고 헤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남편과 아내로서 마지막 인사말을 건너고 둘이 함께 망치를 쥐고 결혼반지를 꽝!하고 부수는 것으로 끝을 낸다.

그냥 헤어지지 않고 이혼식을 하는 이유가 말인즉 두사람이 함께했던 삶을 되돌아보고 참석한 이들의 충고도 들어서 미래지향적으로 인생을 다시 설계하기 위함이라나. 웃기는 일이다!!!

혹시 도저히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이혼플래너 먼저 찾지 말고 행복한 이혼(원제:spiritual divorce 저자:데비 포드debbie ford)를 먼저 읽어 보시길……. 각자 반성하면서, 원위치로 돌아갈수도 있다.

/김기한 객원 논설위원·前 방송인예천천문우주센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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