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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마철 일감 걱정 ‘공공근로자의 한숨’

 

“하늘만 처다 보는 공공근로자 비오는 날이 싫어요.” 고양시에 사는 박경임(53·여)씨는 요즘 TV에서 일기예보를 반드시 챙기고 아침이면 본능적으로 하늘부터 본다.

혹시 비가 또 올까 우려돼서다. 박 씨가 날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비가 내리면 공공근로사업장에 나가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가 온다고 모든 공공근로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야외사업장 가운데 전봇대나 벽에 붙은 광고물 제거, 쓰레기 치우는 일 등은 사정에 따라 있다.

하지만 숲 가꾸기, 화단정리, 도로정비 등과 같은 대부분의 작업은 중단된다.

평소에는 비가 오더라도 오전 몇 시간만 일하면 일당의 절반을 받기도 하고 주중에 비가 오면 쉬기로 되어 있는 토요일에 일을 하도록 배려해줘 기본적인 수입이 보장됐었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비가 잦아 쉬는 날이 많아지는 만큼, 당장 수입에 큰 차질이 생기는 등 사정은 긴박해진다.

하루하루 일을 해야만 일당을 받을 수 있는 박씨. 비가 많은 달은 수입에 차질이 생겨 가정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달은 그렇다 치더라도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공공근로사업에 참가는 하겠지만 별다른 기술이 없는 박 씨는 야외작업장에서 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비가 올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임대아파트에서 3남매와 함께 살고 있어 한 푼이 아쉬운 박씨. 공공근로를 하기 전에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했지만 그 때도 비만 오면 공사장이 쉬어 박 씨는 비가 내린 것이 원망스럽다.

휴가계획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그는 집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휴가를 떠나겠지만 자신은 당장 겨울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절박하다는 박씨다.

그는 이미 흘러버린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하듯 나이가 나이인 만큼, 희망을 갖기에는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버렸다며 요즘처럼 장마가 길어질수록 하늘을 쳐다봐야 하는 인생이 정말 안타깝다고 한숨을 지었다.

/고중오<고양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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