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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카리스마 연기요? 대사 팍 줄이고 눈빛에 힘 팍 줬죠

“시나리오보다 120% 이상 표현 퀼리티 있는 작품 완성 뿌뜻”
“류승룡 말고 할 사람없다” 설득에 출연 결정

 

■ 10일 개봉 ‘최종병기 활’ 청군 대장 류승룡

빛이 강렬한 배우 류승룡이 자신에게 꼭 맞는 배역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일 개봉 예정인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청군 대장 ‘쥬신타’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 역할을 다른 배우가 했을 경우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는 만주에서 온 쥬신타로 보였다. 대장답게 과묵한 쥬신타는 꼭 필요한 말만 하고 눈빛만으로 부하들을 움직인다.

자신의 조카이자 자신이 섬기는 왕자가 살해당한 것을 보고는 복수심에 불타 조선의 신궁 ‘남이’를 뒤쫓는다. 주인공 ‘남이’와 함께 비중이 가장 큰 인물이지만, 대사가 많지 않고 눈빛으로 표현하는 장면들이 많다.

지난 5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런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일부러 대사를 줄이면서까지 이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려고 애썼다.

“쥬신타란 인물이 말이 많은 성격은 아니라고 봤어요. 그래서 감독님에게 대사가 없으면 관객들이 이해 못 하는 부분만 남겨두고 대사를 가능한 빼자고 했죠. 간결하고 명확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보통 배우들이 대사를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반대였죠(웃음).”

이렇게 배역에 대한 애착이 컸지만, 그는 처음에 조금 망설였다.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평양성’ 후반 작업할 때쯤 이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사극을 또 한다는 게 부담도 됐고 외국인 역할도 부담스러워서 잠깐 고민했었죠. 하지만, 시나리오가 흥미진진했고 감독님이 설득하길 ‘대한민국에서는 류승룡 말고는 이 배역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해줬어요. 결국 그 말이 마음을 움직였죠. 적장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놓치면 후회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고요.”

출연을 결심하고 나서는 영화 속 쥬신타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우선 청나라 사람처럼 변발을 하기 위해 머리의 앞부분 절반을 깎고 뒷머리만 남겼다.

촬영할 때는 실제 머리카락에 가짜 머리카락을 붙이고 함께 땋아 변발을 완성했다. 긴 머리를 땋는 데만 매번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촬영 기간 전체로 따져 보니 분장 시간만 총 50시간이 넘더군요. 분장팀의 머리 담당하는 친구랑 그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사이가 많이 가까워졌어요. 완전히 삭발하고 가발을 붙이면 편하겠지만, 워낙 달리는 장면이 많아서 그렇게 하면 가발이 떨어지거든요. 겉보기에도 티가 많이 나고요. 가끔 케이블 채널에서 중국영화 보면 가발 쓰는 배우들이 있는데, (가발 쓴 게) 다 보여요.”

또 극중에서 그는 청나라 장군이기 때문에 출연배우들 중 만주어를 가장 열심히 배워야 했다.

“만주어의 어원이나 역사, 풍습 등을 다 배웠어요. 어순과 문법, 단어, 발음을 먼저 습득하고 대본을 받았어요. 대본을 우리말 뜻으로 완벽하게 익히고 나서 만주어 대사를 외웠죠. 많은 배우들이 함께 배우고 썼으니까 틀리거나 게을리하면 티가 나요. 그래서 다들 열심히 했고 ‘크’ ‘흐’ 이런 발음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만큼, 그는 완성된 작품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시나리오보다 120% 이상 구현해낸 것 같아요. 고생스러웠지만 같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뿌듯했습니다. 감독님이 이 영화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늘 말했었는데, 이렇게 완성한 데 그치지 않고 퀄리티 있게 해냈다는 게 굉장히 뿌듯하더군요. 참여한 많은 분들에게 수고했다고 박수치고 싶었어요.”

그가 올여름 보여준 카리스마 연기는 ‘최종병기 활’에서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개봉한 장훈 감독의 대작 ‘고지전’에서도 인민군 대장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남북이 맞서는 구도에서 상당한 무게를 지닌 배역이다. 본의 아니게 비슷한 시기에 개봉돼 흥행 경쟁을 해야 하는 부담도 있을 터.

“‘고지전’도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최종병기 활’이랑은 영화 색깔이 완전히 다르죠. 한국영화가 다양성이나 관객들이 볼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두 영화 모두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해요. 특히 각각의 영화가 나름대로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따로 있다고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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