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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초대석] 조진남 민주평통김포시협의회 회장

北에 연탄 지원·나무 식재 등 교류활동 신뢰도 제고
안보시설 견학·탈북자 강연 등 지역 통일운동 앞장
이념적 판단 아닌 아래로부터의 동질감 형성 ‘온힘’

 

민족의 최대 화두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남북통일’이다.

해방이후 지속돼 온 남북의 분단은 동족끼리 총을 맞대고 살육하는 전쟁을 치렀고

휴전 반세기가 흘렀지만 지금도 대결의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구 소련을 비롯한 맑스와 레닌주의에 물들었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사실상 지구상에서 사라졌고 마오이즘에 따른 중국공산당이 세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나

이 또한 자본주의 경제와 다름없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세계사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유독 북한체제만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고립적이며 호전성을 간직한 채 대한민국 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호전집단이 같은 민족이기에 우리는 여전히 통일을 제일의

민족과업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언제올지 모르는 그 날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실천적 통일운동을 주창하며 15년 동안 묵묵히 지역 통일운동에 앞장서 온

민주평통김포시협의회 조진남 회장을 만나 그의 신념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통일운동은 진실에 접근하는 것

“거창하게 통일운동 기수니 실천가니 하는 수식어는 좋아하지도 않고 합당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나한테 주어진 일 중에 하나라 생각하고 행동할 뿐입니다. 나는 좌니 우니 진보니 보수니 하는 대결구도에도 불만입니다. 사람마다 통일과 남북관계에 대한 이념은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 진실이냐 하는 것이 행동의 기준이 되어야 하고 자유와 인권과 평화가 전제 되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조진남(58) 김포평통회장은 통일운동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평소 가지고 있던 자신의 통일운동에 대한 소신을 가감 없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조회장이 지역 통일운동에 앞장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평통위원에 위촉되면서부터다.

굳이 개인적 성향을 논하자면 ‘보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지난 15년간의 활동을 드려다 보면 보수나 진보 같은 이념적 판단이나 기준보다는 현실적으로 어느 것이 통일운동을 확산시키고 통일에 대한 관심을 주변에 불러일으키느냐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왔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참 많습니다. 입으로는 안되는 게 없어요. 구호도 요란하고 거창하고 그럴 듯 합니다. 좌도 우도 다 그래요. 그러면서 행동들은 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신과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하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외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해 있었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보면서도 보는 시각이 너무 달라요. 한 쪽에서는 천인공노할 만행으로 보고 강력한 응징을 외치는가 하면 한 쪽에서는 우리의 대북정책이 잘못돼서 가져 온 결과라며 포격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립니다. 나는 이러한 정치 논리나 전략적 발언은 그런 것으로 밥을 먹고 사는 직업적 이념가나 정치가들의 행태라고 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향해 포를 쐈다는 것이고 이러한 행위는 분명히 반 민족적 반 통일적 행위로 당연히 지탄받고 응징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 상황으로 통일에 대한 회의나 반대론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작은 통일운동이 보편화되고 실천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통일은 실천운동

조진남 회장은 드물게 지난 15년 동안 평통위원과 간사를 역임 했고 이번 제15기 평통회장에 연임되면서 연속 4번째 평통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는 조회장이 김포평통에 쏟은 열정이 전국 최고의 평통이라는 평가를 얻은데 기인하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그가 행한 실천적 통일운동이 인정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가 김포평통회장이 된 12기 때부터 김포평통의 통일운동은 방향성을 달리했다.

실예로 그는 지난 2007년 2월부터 개성지역에 대한 연탄지원에 적극 나섰다.

처음에는 자문위원과 지역인사들을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통일 실천 운동’으로 연탄 3만장을 준비해 18명이 개성 봉동역까지 가서 북한주민과 함께 연탄을 하역하고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개성을 다녀온 인사들이 ‘이것 이야말로 통일운동’이라는 공감대가 형성 됐고 이후 총 8회에 걸쳐 연탄 5만장, 10만장 등을 준비해 개성을 다녀왔다.

뿐만 아니라 43명의 김포 시민과 함께 개성 진봉산에 잣나무와 소나무를 식재하는 식목행사도 가졌고 밀가루를 싣고 가기도 했으며 평양 콩우유 공장 지원을 위해 자문위원과 뜻있는 시민들이 3회에 걸쳐 평양을 다녀오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을 통해 자문위원과 시민들이 북한지역을 방문하면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우선은 연탄을 하역하며 북쪽의 인민들을 직접 대하고 그들의 생활상을 목격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체제의 우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들과의 대면을 통해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작은 통일, 즉 아래로부터의 의식적 동질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정치적 목적도 아니고 이념적 싸움도 아닌 같은 민족으로서의 신뢰와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실제로 그랬다.

북한을 다녀 온 시민들은 그동안 고착된 분단 상황 속에서 무찔러야할 제일의 적이 북한이라고 생각하며 통일은 요원한 것, 구호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해 왔으나 북한 주민들과 만나고 대화 하면서 하나 같이 통일은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이를 위해 그들과 자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신념화 하게됐다.

어찌보면 북한은 남쪽으로부터의 지원을 받는 것 그 자체만으로 그들의 체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북한주민들도 그들이 사는 세상이 ‘지상낙원’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임을 깨닫게 되었고 남쪽이 얼마나 잘 사는 곳인가를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때려 엎어야할 자본주의가 아니라 함께 손잡고 살아야할 형제임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었다.

◆ 지역 통일운동의 선도자

“실제로 북한을 지원하면서 그들의 실체를 자문위원과 시민들이 체감 했다는 것은 천만번의 교육보다 효과가 있었습니다. 말로는 수령과 당을 앞세우지만 그들의 내면에는 인간미가 있었고 그들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큰 과제임을 알게 했습니다. 우리가 주는 것이 북한을 변화시키고 사회주의의 기반을 흔들리게 하는 것임을 절감케 했습니다. 또한 북한체제와 김정일 정권의 한계 그리고 부도덕하고 비열한 사회주의의 허상임을 알게 했습니다.”

조 회장은 북한에 대한 방문과 교류를 통해 통일운동을 실천한 것만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지역 시민 통일교육과 의식함양에도 남다른 실천력을 발휘해 왔다.

그는 미래 통일세대인 청소년들의 통일의식 함양을 위해 매년 민통선 북방지역 순례와 탈북자 강연 등을 마련해 학생 1일 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이 때 학생들이 갖고 있는 통일에 대한 생각을 발표케 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고 있다.

또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를 대상으로 전방시찰과 안보시설을 견학하게하고 통일연수를 마련해 끊임없이 통일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민 통일교실, 탈북자 연예인 초청 공연, 새터민 정착을 위한 산업시찰, 새터민 지원, 사할린영주귀국자 지원 등 묵묵히 통일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작은 불꽃으로 살아나기를 기원하며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통일운동을 하면서 제일 힘든 것이 말로만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보수는 보수대로 왜 북한을 돕느냐고 비난하고 진보는 진보대로 왜 학생이나 시민들께 북한실정과 안보에 대해 구시대적 발상으로 교육을 하느냐고 비난합니다.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그들 스스로가 한번 참여해 보라는 것이 내 주장입니다. 말로만 하지말고 참여해 보고 체험해 보고 그 후에 자신들의 신념이 맞는 것인지 돌아보고 나서 말하라는 겁니다. 통일운동은 실천하는 것이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내가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에 누가 뭐라해도 뚜벅뿌벅 걸어갈 생각입니다.”

조진남 회장을 만나면서 그나마 이 사회에 이러한 인사들이 존재하기에 민족 최대의 과제인 ‘통일’의 화두가 지속되는 것이며 살아 숨쉬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조 회장의 통일운동이 사회적 통일운동의 꺼지지 않는 불씨로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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