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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신세경. ‘푸른소금’서 송강호와 호흡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단박에 스타로 떠오른 신세경. 그는 TV 드라마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TV 사극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한석규와 함께 연기하고, 영화 ‘푸른 소금’에서는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모두 당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 정지훈(비)과는 ‘비상(飛上): 태양가까이’에서 만났다. 장르도 다양하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총명한 궁녀 소이 역을, 현대극인 ‘푸른 소금’에서는 ‘킬러’ 세빈 역을 맡았다. 액션물 ‘비상…’에선 정비사 세영 역을 연기했다. 본인 스스로 “천운”이라고 말할 정도로 최근 1년간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는 신세경을 ‘푸른 소금’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는 다음달 1일 개봉된다.

“‘하이킥’ 끝나고 엄청난 선배님들과 연기를 연달아 하다니 신기할 정도의 행운이죠. 감사한 마음이 커요. 하지만, 한켠에선 저의 부족한 부분이 도드라져 보일까 봐 걱정되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는 ‘푸른 소금’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세빈 역에 이끌렸다고 한다.

“읽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는 신세경은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두헌(송강호)과 세빈의 관계에 매혹됐다”고 했다.

“영화 속의 상황들을 떠올리니 정말 너무 하고 싶었어요. 큰 고난이 있을 건 별로 생각지도 못하고…. 무작정 뛰어들었죠.”

도전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그는 “하고 싶은 열망으로 뛰어들었다가 허우적됐다”고 했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점”을 너무 일찍 발견했다. 촬영장에 갈수록 힘이 들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도 제대로 표현이 안 됐다.

“제가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 때, 예전에는 적어도 최선을 다한다면 제대로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온 힘을 다해도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는 “현장에서 좀 더 능동적인 자세로 임해야했다”며 후회했다.

“선배님들에게 많은 걸 질문하고 물고 늘어졌어야 했는데 속으로만 끙끙 앓았죠. 나중에 그걸 깨달으니 어느 정도는 해소되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촬영이 즐거워졌어요. 고생하다가 잘 풀린 사례니 이렇게 연기하며 보람을 느껴본 적은 없어요.”

그래서 그럴까. 그는 이번 연기를 통해 “연기 인생에서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마음고생을 했고, 그 극복과정을 통해서 연기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면서 일종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번 연기는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다 보니, 앞으로는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제가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작품입니다.”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좋았다”며 “송 선배님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배우”라고 했다.

“주변에서 타고났다고 그러더라고요. 재능도 뛰어날 뿐 아니라 엄청나게 철저해요. 대사의 어미 하나까지 신경 써서 처리할 정도예요. 어미의 변화 같은 작은 것들이 모여서 결국 캐릭터를 구축해낸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계신 듯했어요. 저는 선배님의 꼼꼼한 모습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푸른 소금’이 어떤 깨달음을 준 작품이라면 정지훈과 촬영한 ‘비상…’은 촬영의 즐거움을 안겨준 영화다.

“공군부대 등이 나와 물리적으로 빨리 찍어야 했어요. 지치긴 했는데, 선배님도 유쾌하고, 스태프들도 모두 재밌어서 별다른 마음고생 없이 즐겁게 찍었어요.”

‘하이킥’ 이후 거듭하는 대작 출연과 대중들의 관심은 그의 마음에 부담을 주기도 했다. ‘인기’의 덧없음을 아직 체감하지 못했지만 긴 호흡으로 연기생활을 하려면 좌고우면하지 않는 평정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신세경은 마음의 고삐를 조였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즐거움에 너무 취하지 않으려고 무지 신경 쓰고 있어요. 삶이란 게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는데, 그때 느끼는 상실감은 너무 클 것 같습니다. 사실 배우라는 직업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아야 아름답게 꽃피는데, 그런 데 의지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게 조금은 모순이죠. 너무나 본능에 가까운 마음이기에 자꾸 그쪽으로 향해요. 조금이라도 제 자산을 추스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망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노력해야죠.”

두 편의 영화를 끝내고 드라마 촬영에 들어간 그는 취미활동을 물으니 그저 “누워 있기”라고 했다. 신세경은 “심신이 지쳐 있을 때 누워만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그런 비싼 취미는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더 단순해지는 것 같아요. 사실 주변에서 행복한 일거리들을 찾으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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