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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박완규, 4년만에 신보 ‘사랑하기 전에는’ 발표

타이틀곡에 다시 일깨운 삶의 의미·소중함 표현
김태원 독려로 재기… 예능서 매력발산 시선집중
10월 단독 콘서트 개최 싱글·5집 준비 활동 박차

 

치렁한 긴머리, 몸에 딱 붙는 ‘스키니’ 바지, 검정 선글라스…. ‘기(氣)’ 센 로커답다.

부활 보컬 출신인 박완규(38)가 지난 29일 인터뷰 장소인 논현동의 한 카페에 등장한 모습이다. 부활에서 나와 오랜 시간 세상과 담을 쌓았던 그는 요즘 바깥 활동에 꽤 분주하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강내유(外剛內柔)의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꽉 잡았다.

“얼마 전 해운대를 홀로 걷는데 사람들이 무서웠는지 제 주위로 쫙 갈라지는거예요. 그런데 한 아이가 천진하게 ‘아저씨 가수죠’라고 묻더군요. 요즘 얼굴이 꽤 알려지긴 했나봐요. 껄껄.”

활동에 박차를 가해 그는 다음 달 5일 4년 만에 신보를 발표한다. 그의 히트곡 ‘천년의 사랑’을 쓴 작곡가 유해준 씨가 만든 ‘사랑하기 전에는’과 ‘사랑이 아프다’가 수록된 디지털 싱글 음반이다.

그는 성격처럼 거친듯 명쾌하게 수록곡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를 분명히 했다.

“‘사랑이 아프다’는 ‘뽕 록 발라드’인 ‘천년의 사랑’과 비슷해 녹음을 거부했던 곡이죠.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싫어하는데다가 ‘천년의 사랑’ 당시 인기를 끌었음에도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하지만 그 곡을 좋아해 준 팬들이 다시 돌아왔고 그들을 위해 불러야한다는 의무감에 마음을 돌렸죠.”

반면 타이틀곡 ‘사랑하기 전에는’은 그가 표현하고 싶은 사랑 얘기였다고 한다.

그는 “이 노래 제목에 두 글자를 더 넣어 ‘다시 사랑하기 전에는’이라고 하고 싶다”며 “그간 사랑의 소중함도, 삶의 의미도 몰랐는데 다시 일깨웠기 때문이다. 사랑의 대상은 첫번째는 김태원 형, 그리고 오래 기다려준 팬들, 내 삶인 음악, 시멘트 덩어리처럼 차가웠던 세상을 포괄한다”고 소개했다.

박완규의 말처럼 그가 다시 세상을 껴안도록 끌어내 준 사람은 김태원이다.

김태원은 지난 1월 발표한 부활의 프로젝트 음반 곡 ‘비밀’의 보컬로 박완규를 택했고, 이후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거부감이 강했던 박완규를 독려해 함께 방송에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소속사(동아엔터테인먼트) 김영 사장님과 새 음반 논의가 잘 안돼 가수를 그만둘까 생각했죠. 심적, 경제적으로 힘들었거든요. 이때 태원이 형이 전화를 했고 ‘비밀’을 불렀죠. ‘비밀’로 활동한 지 5개월이 지나 ‘형 왜 저였습니까’라고 물었더니 형이 ‘아름답고 싶어서’라더군요. ‘내 동생이 죽어가는데 그 동생이 재기하면 하늘에 있는 (김)재기(3집 보컬로 교통사고로 사망)도 행복해하지 않겠니’라더군요. 물에서 허우적 대는 절 배 위로 끌어올려 준 셈이죠.”

두 사람의 인연은 군대에서 갓 제대한 박완규가 부활의 보컬 오디션을 본 1996년 4월부터 시작됐다.

고(故) 김재기, 김재희에 이어 5집 보컬로 발탁된 그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숨겨진 에피소드를 공개하겠다며 ‘껄껄’ 웃었다. 얘기 도중 김태원의 성대 모사도 곧잘 했다.

“오디션 합격 2주 후 부활의 연세대 공연을 보러 오란 전갈을 받았어요. 노천극장이 6천여 관객으로 가득찼더군요. 김태원 씨가 갑자기 제게 ‘노래 하나 부르라’며 ‘새로운 보컬 박완규를 소개하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레드 제플린의 노래를 불렀는데 어찌나 긴장되던지. 관객들이 모두 기립했는데 짜릿함을 느낄 여유도 없었죠. 그런데 얼마 전 태원이 형이 그러더군요. ‘연세대 무대가 너의 2차 오디션이었던 건 알고 있니?’라고요. 하하.”

그러나 그는 5집을 끝으로 부활을 나왔다. 그 배경에도 직설적인 설명이 곁들여졌다.

“제 꿈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반을 하나 만들면 당장 죽어도 좋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5집으론 양이 안 찼죠. 전 헤비메탈 로커인데 더 강렬한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태원이 형에게 ‘돈이면 돈, 음악이면 음악 둘 중 하나를 택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형이 ‘돈과 음악은 네가 구별한다고 구별되는 게 아니다’고 말하길래 팀에서 나왔죠. 그런데 얼마 전 재발매된 5집을 다시 듣는데 ‘내가 명반을 만들었구나’란 걸 15년 만에 느꼈어요. 형에게 ‘5집은 명반이었습니다’란 문자를 보냈답니다.”

박완규는 이번 싱글에 이어 오는 10월 김태원이 만든 2곡이 담긴 싱글, 연말 싱어송라이터 김현철이 만든 2곡을 담은 싱글을 차례로 발표한다. 내년에는 이 곡들과 신곡 5곡, 리메이크곡 2곡을 담아 5집으로 출시한다.

또 10월 21~22일에는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이 공연에는 부활 출신 보컬들과 부활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백청강, 이태권, 손진영 등 MBC TV ‘위대한 탄생’ 출신들이 함께 한다.

그는 “나에게 록은 삶이자, 전쟁터”라며 “김태원, 임재범, 신대철, 유현상, 신해철 씨가 나의 록 형님들인데 얼마 전 한 형님이 나를 집으로 불러 많은 가르침을 줘 큰 힘이 됐다. 록 안에서 다시 일어나겠다”면서 시원스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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