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향기 품고 보낸 나날들
우러러 그리움이 들꽃처럼 피어나면
다가서는 저녁 그림자 그대인양 하여
가승에 들키지 않는 이야기 하나 안고
그대 오는 길목에 물방초로 피고 싶음이야
기다리는 일처럼 속 아리는 일 없다지만
지난 세월 못 잊는 인연의 깊이에
깊은 겨울 애달픈 수액으로 감아올린 그리움
서럽도록 시린 내 순수함이여!
겨울은 봄을 안고 있기에 기다리고
삭풍에 떨면서도 꽃은 피듯이
북새에 제 몸 내주고 흔들리는 풀잎되어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의 주위에
기다리면서 싹을 틔우는 여린 사랑 하나
그리움마저 희미해질 때까지
천 년 만 년 우뚝 선 기다림 뒤에는
참사랑 오려나!
그때 홀연히 통일이 오려나!
바람의 남부에도 귀를 기울린다
귀띔이라도 해주렴.....
시인 소개: 1951년 전북 정읍 태생. 2000년 통일을 열망하는 목적 시 ‘통일이 오는 길목에서’ 출간. 2007년 조국 통일을 염원한 ‘삶의 한 모퉁이를 돌다’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