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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안철수 검증’ 경기도의회에 달렸다

 

요즘 정치판의 키워드는 단연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수원 광교신도시내 광교테크노밸리에 있다. 이곳에는 경기도가 부지와 건물을 임대해주고 매년 도민예산 35억원을 지원해주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있는데 이 원장이 지난달 17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3대 원장으로 선임됐다.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으로서의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세간의 의문점이 어느정도 풀리게 됐다. 안철수 원장이 넘어야 할 1차관문이 의외의 곳에서 도사리고 있었다.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하는 기관에 대한 피감기관에 해당돼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경기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도의 지원을 받는 대신 도내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과 도내 대학생 인턴연수 등에 힘쓰기로 협약을 맺어 협약 이행 여부에 대한 추궁이 예상된다. 그러나 벌써부터 연구원측이 도가 지원한 예산을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집중 추궁할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한 의원들의 집중질의에 대한 안 원장의 대응과 발언 내용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범야권 후보로 거론됐던 안 원장이 경기도의회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등 야권의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이미 한나라당에 대해 ‘선긋기’를 통해 불편함 감정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될 당시 무소속 출마 의사를 확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차이가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국민정서상 한나라당은 아니다”라고 말해 한나라당 후보로 나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안 원장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도예산 지원부분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와 함께 안 원장의 정치적 견해와 비젼 등 안 원장에 대한 허물 벗기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이미 중앙당으로부터 지침을 하달받고 안 원장에 대한 심층연구팀을 구성해 강도 높은 검증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정치적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안 원장은 엉뚱한 곳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실추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난감해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그동안 쌓아놓은 대통령 후보로서의 국민적인 지지도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안 원장은 15일 오전 8시30분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소관하는 도의회 경제투자위원회 사무실을 신임 인사차 방문해 김기선 위원장 등 위원들과 30여분간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융기원장 자리가 중요한 만큼 명성에 맞게 열심히 일하고 도와의 협약을 잘 지켜달라”고 주문했고 안 원장은 “업무파악을 철저히 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근혜-안철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선거지원 여부가 드거운 관심사다. 안 원장이 돌풍을 일으키며 일약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두 사람이 선거지원에 나설 경우 사실상 두 사람간 대리전 양상을 띠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명박 정부들어 치러진 선거에서 침묵을 지켜 온 박 전 대표는 이번에는 합리적 절차를 통해 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고, 안 원장은 정치와 거리를 둔채 학교로 복귀했지만 사실상 자신의 동반자인 박 변호사가 위기에 처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돕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러나 승승장구 대권가도를 달리는 듯하던 안 원장이 때아닌 곳에서 껄끄러운 대면을 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경기도의회에서 유력한 대권후보로 부상한 안 원장에 대해 심도있는 검증을 통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기도의회에서 안 원장과 맞짱뜨는 전국적인 스타 의원이 탄생할 수도 있겠다.

/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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