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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기업의 고졸인력 채용이 늘어나려면

 

요즘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다 보니 고연비를 앞세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속, 정속주행, 감속 등 운행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가 역할을 나눠 작동함으로써 엔진으로만 가는 기존의 자동차에 비해 적은 연료로도 운행이 가능하다. 유해가스의 배출량도 적어 친환경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실업분야 학생들은 좋은 직장, 좋은 회사를 찾아 헤매고 있지만 반면 업체들은 바로 쓸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중소기업 인력수급 미스매치(Mismatch)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유가 시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은 돌파구가 필요하다.

지난해 정부는 고등학교 직업교육 선진화를 위해 전체 691개 전문계고를 분야별 특화된 직업교육기관으로 나눠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체제로 개편한 바 있다. 더불어 전문계고의 약화된 취업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산업계 수요를 반영하기 위한 교육과정의 운영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기업들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산업맞춤형 교육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일선 학교도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직업교육 훈련제도를 갖춘 독일의 예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은 60% 이상의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중학교에 해당하는 중등 1과정을 졸업한 뒤 기업에 취직한다. 이들은 주 3∼4일은 사내 직업훈련을 통해 현장실습 교육을 받고 주 1∼2일은 현장교육을 이론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직업학교에서 별도의 교육을 받는다.

주목할 점은 직업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실습을 위해 현장인 기업에 가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취직한 훈련생이 의무교육법에 따라 학교에 가는 것이다. 기업이 직업훈련 제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인적 자원을 개발하는데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이원화 직업훈련제도(Duales System)를 통해 학교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움직임으로써 기업이 필요로 하는 좋은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독일의 직업교육 훈련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산학협력 체제를 되짚어 보는 ‘잣대’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졸업생의 우선 채용, 교육과정 운영 협조 등을 조건으로 협약을 맺은 기업들은 많이 있지만 협약이행에 대한 기업과 학교의 지속적인 관심이 부족해 산학협력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를 알짜 중소기업과 맺어주는 산학협력기업 발굴을 추진 중이다. 마이스터고·특성화고와 협약을 맺는 기업수를 단순히 양적으로 확대하기 보다 우수 협력기업을 발굴해 기업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채용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돕기 위한 방안이다.

정부는 매출액, 자산, 신용등급 등이 우수한 기업을 선별해 이들 학교와 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학생이 취업한 후에도 이직 없이 장기간 근속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학교와 기업이 상호 노력하도록 분위기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산학협력 기업이 제대로만 발굴된다면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과 구직을 위해 각종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며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치러야할 사회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업은 우수 기능인력을 미리 확보함으로써 신규 인력이 입사후 생산현장에 투입돼 제 역할을 할 때까지 필요한 시간·비용을 아낄 수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재학 중 교과과정을 통해 쌓은 기술역량을 취업 후 수월히 발휘할 수 있어 직장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구성원이 될 수 있다.

학교와 기업이 전기모터와 엔진 역할을 해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우수한 기능인력이 ‘고연비’로 길러져 안정적으로 기업에 유입되기를 기대한다.

/김병근 중소기업청 경영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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