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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거리마다 축제물결 넘실…누비고 누려라

‘물·자연·사람·도시’ 고양호수예술축제 7일 팡파르

 

‘물과 자연·사람·도시’를 주제로 하는 제3회 고양호수예술축제가 고양시 호수공원과 고양시 거리 곳곳에서 오는 10월 7일부터 3일간 화려하게 펼쳐진다. 고양호수예술축제는 고양시의 대표 명소인 ‘호수공원’이라는 장소를 특화해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 거리예술축제로 2008년 시작해 올해로 3회째(2009년 신종플루로 취소)를 맞으며 4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8년 첫 해에 29개 단체 총 51회의 공연으로 20만여 명의 시민들이 다녀간 이래, 2010년 축제 장소를 고양시 전역으로 넓히며 82개 단체, 300회 공연으로 35만여 명의 관객을 모은 바 있다.

올해는 해외 7개 공식초청작과 국내 9개 공식초청작을 비롯해, 프린지 부문인 43개의 자유참가작과 4개의 특별공연이 거리 곳곳에서 시민 관객들을 만난다.

또한 독일, 호주, 프랑스 등에서 온 해외 거리극 예술인과 국내 거리극 단체 아티스트 등 총 64개 단체 800여명이 펼치는 거리공연예술로 10월 고양시는 온통 축제의 도시가 된다.

호수공원 내 18개 장소를 비롯해 시의 대표적인 쇼핑거리인 ‘라페스타’와 ‘웨스턴돔’, MBC드림센터 외벽까지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는 거리극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어느 축제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양호수예술축제만의 매력과 장점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 호수공원 일대가 무대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그야말로 ‘물’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들을 대표작으로 내세우며 ‘호수공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작품들로 국내 거리예술극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 개막작인 네델란드 극단의 ‘하이드로 사피엔스’(Hydro Sapiens) 공연, 2010년 프랑스 극단 일로토피의 ‘물 위의 광인들’(Water Fools)에 이어 올해는 독일 극단 타이타닉의 작품 ‘타이타닉’(Titanic)이 ‘물의 신화’를 이어간다.

극단 타이타닉의 예술 감독 우베 쾰러(Uwe Khler)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물’”이라고 소개하며, “매회 35잨의 엄청난 물 폭탄을 쏟아 부으며 관객들에게 대형 야외극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상을 뛰어넘는 서사를 선보이다, 타이타닉

야외극 전문극단 타이타닉(Titanick)은 1990년 독일의 문화적 통일의 상징으로서 라이프찌히(舊동독)와 뮌스터(舊서독)의 연극인들이 모여 탄생했다.

거친 액션과 시적인 장면 연출, 기괴한 유머와 그로테스크한 연기를 치밀한 구성으로 특수효과와 함께 선보이면서 세계적인 예술단체로 자리 잡았으며 극단 타이타닉은 유럽 전통 연희의 고유한 표현양식을 현대적 양식과 융합시켜 모든 문화권에서 이해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새로운 이미지의 공연으로 만들어냄으로써 전 세계의 관객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들은 거대한 조선소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쇠망치 소리,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 배우들, 톱니바퀴가 긁어대는 날카로운 기계음, 하늘로 소구치는 수많은 파이프와 고무관 그리고 화염이 사방으로 튀며 하늘을 붉게 수놓는다.

한 화주가 엔진 페달을 힘차게 돌리기 시작하면 20세기의 전설 타이타닉호가 마치 마술처럼 우리의 눈앞에 부활한다.

할리우드의 영화가 동일한 소재를 지극히 비현실적인 러브스토리로 만들어버렸다면, 독일의 야외극 타이타닉은 신기에 가까운 무대기술을 활용, 현대과학문명이 거대한 무덤에 묻혀버리는 장관을 감동적으로 연출, 역사적 사건이 주는 교훈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야외극 타이타닉은 물질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비참한 파멸을 그로테스크한 음악과 신들린 듯한 배우들의 연기를 바탕으로 불과 물, 자본에 의한 착취와 피착취의 극명한 대조를 통해 섬뜩하리만치 아름다운 장관으로 펼쳐 보인다.

▲자유참가작 350여명의 거리극 예술인 들썩

거리예술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분야는 단연코, 프린지 부문. 자유참가작 형태로 고양호수예술축제에 참여하는 58개 단체 349명의 거리극 예술인들을 빼 놓을 수 없다.

마임 무용 연극 인형극 뮤지컬 전통극과 각종 음악 장르의 다양함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낸다.

▲고양시 구석구석을 활보하는 이동형 작품들

작품 자체가 사람처럼 고양시 구석구석을 활보하기도 한다.

뉴욕의 현대무용단 ‘브라이언 브룩스 무빙 컴퍼니’의 ‘마라톤’은 싱그러운 초록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매일 10곳의 다른 장소에서 강렬한 몸짓으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호모루덴스컴퍼니’는 분주한 인파와 딱딱한 건물 사이로 보랏빛 배우들이 출몰하는 ‘달걀귀신’을 통해 무미건조한 풍경을 상큼하고 발랄하게 만든다.

2010 호수예술축제에서 도전GYLAF상을 받은 바 있는 ‘실제상황즉흥프로젝트’는 공간 이동형 즉흥 퍼포먼스 ‘Goyang 바닥을 타고 Ⅱ’로 거리의 다양한 구조물을 활용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호숫가에서 몸짓으로 그려낸 고단한 현대인의 삶

현대인의 삶을 조망하는 두 편의 거리 극은 호수공원 주제광장에서 펼쳐진다.

유하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연희집단 ‘The 광대’의 ‘홀림낚시’는 양복을 빼입은 젊은 탈춤꾼들이 빛에 홀린 오징어떼로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한다.

극단 ‘몸꼴’의 ‘리어카, 뒤집어지다’는 끝없이 일해야 하는 가난한 이들의 고된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배우들의 땀과 열정으로 생명력을 얻은 리어카가 지친 서민들의 애환과 꿈, 눈물과 웃음을 싣고 달린다.

▲공중으로부터 아찔하게 날아드는 감동

프랑스 극단 ‘오들라’의 ‘공중에서’는 두 명의 무용수가 7m 높이의 나무 위에서 펼치는 버티컬 댄스로, 최소한의 기술을 이용해 나무에 매달린 무용수들이 이색적인 스펙터클로 자연과의 교감을 표출한다.

‘프로젝트 날다’의 ‘카피’는 빌딩 벽면을 캔버스로 삼아 로프에 매달린 6명의 배우들이 화려한 공중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번 축제에서는 MBC드림센터 외벽을 배경으로 반복되는 현대인의 일상을 표현한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들

호주 극단 ‘본인어택시’(Born in a Taxi)의 ‘고래 이야기’는 죽어가는 9m 길이의 거대한 흑등 고래를 배우와 관객들이 힘을 합쳐 다시 살려낸다는 내용. 고래를 살리기 위해 의사를 부르고, 춤을 춰주고, 먹이를 주는 과정을 무용, 신체극, 즉흥연기로 독특하게 표현한다.

아름다운 우리 전통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엿장수 아저씨의 여행을 코믹하게 그린 인형극 ‘덩덩쿵따쿵’은 교육적 요소와 흥미를 모두 만족시켜준다. 지난해 고양호수예술축제 자유참가작 공모 최우수작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고양호수예술축제 기간 동안에 각종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아트마켓과 ‘도시 축제와 거리예술 국제컨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고양문화재단의 안태경 대표이사는 “고양호수예술축제는 고양시의 축제 브랜드인 ‘고양글로벌문화대축제’중에서 가장 뛰어난 예술성과 재미를 갖춰 시민들의 관심이 가장 큰 축제”라며 “3일간 고양시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190여회에 이르는 거리예술공연은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국내에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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