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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눈속임 액션? 우린 그런거 못~해!”

KBS 개그콘서트 코너 ‘최종병기 그녀’

 

어느 액션 영화 촬영 현장. 상대 배우로부터 생수병을 건네받는 장면을 연기하던 톱 여배우가 ‘물이 왜 이렇게 무거워! 나 이런 거 못∼해!’라며 투정을 부린다.

이때 나타난 스턴트 우먼. 물이 가득 든 정수기용 생수통 두 개를 장난감 다루듯 하더니 급기야 생수통을 받침대 삼아 공중부양 묘기까지 보여준다.

지난달 18일 첫선을 보인 KBS 2TV ‘개그콘서트’ 속 새 코너 ‘최종병기 그녀’의 한 장면이다.

현실에서라면 미우나 고우나 톱 여배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겠지만 이 코너의 주인공은 바로 ‘그녀’ 김혜선(28)이다.

운동으로 단련된 다부진 체격에 능글맞다 싶을 만큼 빙글빙글 웃는 표정 연기가 일품인 그녀는 매주 입이 떡 벌어지는 액션 연기로 벌써 ‘여자 달인’이라 불리고 있다.

방송 3주만에 개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종병기 그녀’팀의 ‘그녀’ 김혜선과 ‘톱 여배우’ 김희원(26), 우유부단한 감독 역의 김태원(29)과 신인 배우 역의 이성동(30)을 최근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만났다.

‘최종병기 그녀’ 속 모습 그대로 나타난 이들은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첫 방 나가고 나서 언니(김혜선)랑 같이 방송국에 가는데 경비 아저씨가 대뜸 언니한테 ‘그런 일 하는 사람이었냐’고 묻더군요.(웃음) 그걸 보면서 우리 코너가 뜨긴 떴나보다 싶어 기분 좋았죠.(김희원)”

이성동은 “신인인 혜선이가 주목받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김희원 선배까지 실시간 인기검색어를 장식할 줄은 몰랐다. 방송 나가고 나니까 인터넷에 ‘김희원이 누구냐’는 질문이 줄을 잇더라”면서 “역시 여배우는 예쁘고 봐야하나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종병기 그녀’는 툭하면 ‘나 이런 거 못∼해!’라며 투정을 부리는 여배우와 넘치는 자신감으로 어떠한 액션이든 소화하는 스턴트 우먼을 대조해 보여주며 웃음을 유도한다.

코너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바로 ‘그녀’ 김혜선. 한국 스턴트 배우의 산실인 서울액션스쿨 출신인 그녀는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해 스턴트 개그를 구상했고 KBS 개그맨 공채(26기) 동기인 김태원과 가족 같은 선배 김희원(23기), 이성동(25기)이 합류하면서 라인업이 완성됐다.

“보시다시피 제가 예쁜 얼굴은 아니잖아요.(웃음) 대신 힘 쓰는 일에는 자신이 있으니 예쁜 여자 개그맨과 짝을 이뤄 뭔가를 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무거운 걸 든다거나 액션을 한다거나…. 그러다 이 코너가 탄생했죠.(김혜선)”

이들은 보다 리얼한 액션 연기를 위해 스턴트맨도 섭외했다.

“코너 특성상 ‘진짜 액션’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액션스쿨 동기들한테 부탁했죠. 고맙게도 다들 흔쾌히 응하더군요. 덕분에 남부럽지 않은 액션신이 가능했어요.(김혜선)”

제작진의 박장대소 속에 코너 검사를 통과한 이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관객들을 만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방송이 나가자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최종병기 그녀에 나온 스턴트 우먼이 누구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저 스턴트 우먼 맞아요.(웃음) ‘시크릿 가든’의 하지원 씨 대역(유미진)이 제 직속 후배죠. 근데 사실 제가 액션스쿨을 다닌 건 개그를 하기 위해서였어요.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고 말솜씨가 뛰어난 편도 아니니 나만의 필살기 하나쯤은 있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결실을 본 것 같아 뿌듯합니다.(김혜선)”

부상에 대한 두려움은 없냐고 묻자 그는 “힘은 드는데 신기하게도 두려움은 없다”며 웃었다.

“지난번 생수통 연기를 할 때는 리허설 때 힘을 너무 많이 빼서 녹화 때 팔이 후들거리더라고요. 근데 웃긴 게 방송 끝나자마자 ‘헬스할 때 (덤벨) 중량을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부터 드는 거에요.(웃음) 액션 연기가 체질인가봐요.”

김태원은 “혜선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가만 보면 여기저기 멍이 안 든 곳이 없더라”면서 “동기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최종병기 그녀’팀의 목표는 내년 설 연휴에 ‘최종병기 그녀 쇼’를 하는 것이다.

“작년 추석 때 ‘달인 쇼’가 방송됐잖아요. 저희 코너도 잘 돼서 연휴 때 ‘최종병기 그녀 쇼’ 또는 ‘김혜선 쇼’를 했으면 좋겠어요. 혜선이만 버텨준다면….(웃음) 가능하겠죠?(이성동)”

“액션 개그가 장수하기 힘들다고들 하시지만 노력하면 안 될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달인’도 처음에는 오래 가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개콘 최장수 코너가 됐잖아요. 선배들처럼 저희도 더 열심히 연구해서 ‘오래 가는’ 코너로 만들겠습니다.(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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