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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아듀! 무릎팍도사… 5년 흔적 돌아본다

 

‘앞으로 남은 고민들은 어쩌라고….’

지난 5년간 각계 인사들의 고민을 해결했던 MBC ‘무릎팍도사’가 브라운관을 떠난다.

강호동의 잠정 은퇴로 맞게된 갑작스런 작별에 많은 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1인 토크쇼의 새 장을 열었고 지난 5년간 뇌리에 남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크다. 오는 12일 ‘굿바이 특집’ 방송을 앞두고 ‘무릎팍도사’가 남긴 흔적을 돌아봤다.

◇연예인 토크쇼를 벗어나다 = 연예인 위주인 여타 토크쇼와 달리 ‘무릎팍도사’의 게스트는 분야를 막론했다.

스포츠 스타부터 기업가, 작가, 여행가, 정치인, 음악가까지 다양한 분야의 손님 약 200명이 ‘무릎팍도사’를 찾았다. 2009년 6월 방송된 안철수 편은 청춘을 향한 그의 메시지를 담담하게 전하며 ‘안철수 바람’의 시초를 제공했고 히말라야 현지에서 촬영한 산악인 엄홍길 편도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이밖에 발레리나 강수진과 여행가 한비야, 스포츠스타 추성훈, 작가 이외수, 역도선수 장미란의 이야기는 연예인의 신변잡기와는 차원이 다른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무릎팍도사’의 명성을 입증했다.

‘무릎팍도사’의 최고 시청률도 비연예인인 뮤지컬 감독 박칼린과 피겨 요정 김연아가 세웠다. 지난 1월 방송된 박칼린 편은 수도권 시청률 25%를 넘겼고 작년 5월 김연아 편도 20%를 돌파했다.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가 나올 수 있었는 데는 제작진의 열정이 큰 몫을 했다.

프로그램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방송 초반 여운혁 당시 CP까지 삼고초려를 불사하며 게스트 섭외에 나섰고 엄홍길 대장을 섭외할 때는 출연 승낙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히말라야로 떠나기도 했다.

끈질긴 노력으로 TV에서 보기 힘들었던 인사들이 ‘무릎팍도사’를 찾았다. 그러나 강호동이 그토록 원했던 장동건 섭외는 끝내 미완으로 남게 됐다.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다 = ‘무릎팍도사’는 거침없는 질문으로 게스트의 속내를 끄집어냈다.

게스트가 듣기 좋은 칭찬으로 일관하기보다는 다소 껄끄럽더라도 시청자들이 궁금했던 점을 질문으로 던졌다. 이런 이유로 다른 방송에서는 듣지 못했던 각종 스캔들, 루머, 사건사고에 얽힌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고현정은 이혼 전 시댁에서 따돌림을 받았다는 소문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고 최진실도 생전에 나와 이혼과 가슴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았다.

최근에는 주병진이 출연해 각종 사건사고와 송사로 지난 10년간 정신적으로 고통받았던 경험을 들려줬고 수년간 허세 논란에 휩싸였던 장근석은 자료 사진까지 들이대는 강호동 앞에서 “멋져보이고 싶었다”고 감춰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이처럼 게스트의 솔직한 발언은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작진은 철저한 사전조사와 보통 4~5시간이 넘는 녹화를 통해 게스트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아내고 이야기의 맥락이 곡해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한다.

박정규 PD는 “‘무릎팍도사’는 이야기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확보돼야 한다”며 “1, 2편으로 나눠서 방송하는 것도 손해일 정도”라고 말했다.

◇MC들의 호흡과 아이디어가 빛나다 =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에서 출발한 토크쇼다.

허구이기는 하나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본다’는 ‘무릎팍도사’ 강호동의 존재는 프로그램의 존립기반이었다. 강호동은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때로 게스트를 다그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종종 게스트에게 역공을 당하는 모습도 보이며 프로그램의 완급을 조절했다. ‘건방진 도사’ 유세윤과 올라이즈밴드 우승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유세윤은 건방지고 자신만만한 캐릭터로 강호동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뽐냈고 우승민도 허를 찌르는 멘트로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무릎팍도사’는 구성과 편집에서도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했다.

고민-경청-해결이라는 완결된 포맷으로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구성했고 영상과 효과음을 적절히 사용해 토크쇼의 단조로운 틀을 벗어났다.

이야기가 처질 때 등장하는 설산과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 영상은 만화적인 재미를 선사했고 의외의 멘트가 나오기 직전 들리는 전자기타 소리는 긴장감을 더했다.

12일 ‘굿바이 특집’은 지난 5년을 돌아보는 하이라이트와 관계자들의 인터뷰로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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