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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이름대신 똘복이로 불리고 있어요”

뿌리은깊나무 어린 똘복역 채상우

 

방송 3회만에 수목극 시청률 정상을 차지한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의 흥행 공신을 꼽자면 배우 송중기(청년 세종 역)와 함께 이 소년이 첫 손에 꼽힐 것이다.

소년이 상대를 뚫어질 듯 노려보며 “나, 한짓골 똘복이야!”라고 외치는 장면에서는 카리스마가 철철 넘쳤고,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오열할 때는 하나뿐인 혈육을 잃은 아이의 절망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배우 장혁(강채윤 역)의 아역 똘복을 연기한 채상우(12·철원 김화중 1년) 군 얘기다.

생생한 표정 연기, 귀에 착착 감기는 대사 처리로 ‘웬만한 성인 연기자보다 낫다’는 찬사를 받으며 ‘뿌리깊은 나무’의 초반 흥행을 이끈 채 군을 최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드라마 출연 후 주변 반응이 궁금하다고 하자 “이름 대신 ‘똘복이’로 불리고 있다”며 웃는다.

“학교 가면 다들 절 ‘똘복이’라고 불러요. 똘복이란 이름이 재밌어서인지 가끔 놀리기도 하고요.(웃음)”

채 군은 “가끔 절 알아보시는 분들을 만나면 신기하다”면서 “‘드라마 잘 봤다’는 격려 문자도 많이 받았다”고 소개했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채 군이 연기한 똘복이는 모자란 아버지 석삼(정석용)과 첫사랑 담이(김현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상대가 누구든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독한’ 캐릭터다.

채 군은 “TV를 보면서 나도 ‘똘복이가 참 독하긴 하구나’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처음 대본을 받고 보니 똘복이가 어른들한테 대들고 욕하는 장면이 엄청 많은 거에요. 그걸 어느 선까지 표현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너무 대들면 보기 싫을 테고 그렇다고 적게 하면 (캐릭터의) 맛이 살지 않을 것 같고…. 그 부분을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그는 “‘뿌리깊은 나무’ 원작 소설을 읽긴 했지만 원작에는 강채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면서 “그냥 ‘나는 정의의 사도다’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소개했다.

“내가 진짜 똘복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아버지가 억울하게 돌아가시고 담이도 생사를 알 수 없게 되고…. 그 억울한 상황을 떠올리며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감정을 담아 연기하려고 노력했죠. 작가 선생님과 감독님, 여러 선생님들께서도 조언을 많이 해 주셨어요.”

태종 이방원(백윤식)의 계략으로 역적으로 몰린 영의정 심온(한인수) 대감 댁의 노비인 똘복은 아버지 석삼 등 다른 노비들과 함께 처형될 위기에 처했다 세종(송중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파란만장한 캐릭터답게 옥사 탈출, 말타기, 무사 무휼(조진웅)과의 대결 등 온갖 액션 연기에도 도전해야 했던 채 군에게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무휼과 대결하는 신(scene)이 가장 어려웠어요. 무휼의 칼에 제 칼이 쪼개지면서 저도 나가 떨어지는 장면인데 와이어 연기가 생전 처음이라 감을 못 잡았어요. 순식간에 몸이 들리니까 너무 당황스러워서 표정이 안 나오더군요.(웃음) 그래도 스태프 형, 누나들이 배려를 많이 해줘서 재밌게 찍을 수 있었어요.”

‘성인 똘복’으로 나오는 배우 장혁과 자주 만났는지 묻자 “아쉽게도 딱 한번밖에 못 만났다”고 했다.

“같이 촬영하는 신이 없다보니 막상 만날 기회는 없었어요. 대본 리딩 때만 봤죠. 그래도 내가 워낙 존경하는 선배라 선배의 아역을 한다는 게 좋았어요.”

채 군은 “현장에서는 (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때 제 할머니로 나오셨던 송옥숙 선생님이 제일 많이 챙겨주셨다”면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더 자연스러울거라고 알려주셔서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2009년 SBS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세돌(여호민) 아역으로 데뷔한 채 군은 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의 모범생 소년 김준 역으로 얼굴을 알린 뒤 SBS ‘마이더스(장혁 아역)’, ‘49일(정일우 아역)’ ‘시티헌터(이민호 아역)’에 연달아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져왔다.

엄마가 ‘예쁜 아기 콘테스트’에 낸 사진 덕에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어느덧 ‘촬영장에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어엿한 연기자로 성장했다.

“‘뿌리깊은 나무’는 촬영 일정이 빠듯해서 한번 촬영을 시작하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촬영했는데 희한하게도 지치지를 않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집에 가면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는데 촬영장에서는 그냥 재밌기만 해요.(웃음) TV를 볼 때도 ‘아 저땐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싶어 또 연기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 연기는 하면 할수록 중독되는 것 같아요.”채 군은 “개인적으로 독한 역할, 악역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뿌리깊은 나무’에서 그 소원을 푼 것 같다”면서 “‘뿌리깊은 나무’가 본격적인 연기 생활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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