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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대의 위해 치열히 살았을뿐 악역은 아니죠”

SBS 명품사극 ‘뿌리깊은 나무’의 ‘밀본’ 핵심인물 한상진

 

“결국 역사에서 악역이냐 아니냐는 생존의 문제 같아요. 승자가 되면 의인이고 패자가 되면 악인으로 그려지는 거죠. 전 심종수가 악역이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끝까지 대의를 위해 치열하게 산 사람으로 그리려고 합니다.”

2007년 MBC ‘이산’에서 정조 시대 문신이자 충신인 홍국영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오른 한상진(34)이 이번에는 세종시대 집현전 학자 심종수 역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명품사극으로 화제를 모으는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 심종수는 이도(세종대왕)의 반대편에 서서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의 뜻을 따르는 ‘밀본’ 세력의 핵심 인물이다.

학문과 무술 모두에 능한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정체를 숨긴 채 새로운 조선을 세우려고 무섭게 세를 규합해나가고 있다. 현재 극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 사건의 배후 세력이기도 하다.

한상진은 “드라마와 캐릭터 모두 멋지게 그려져 기쁘다. 분량과 상관없이 심종수라는 인물이 한 장면을 나와도 임팩트가 강해 굉장히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사실 심종수 역을 맡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혹시나 시청자가 심종수에서 홍국영을 떠올릴까 봐서다.

“또다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라 고민을 많이 했어요. 홍국영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내가 이 작품에 누가 될까 끝까지 고민했고 결국 대본 연습 첫날에는 긴장을 너무 한 나머지 소화불량에 걸리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작가와 연출자께서 내 연기를 보고 ‘홍국영과 다르다’고 해주셔서 감사했죠.”

그래도 긴장의 끈은 놓지 못해 5회 방송을 보고는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했다가 급체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5회까지는 심종수에게 집현전 학자 외에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도담댁(송옥숙 분)과의 대화 장면에서 얼굴이 안 나오고 목소리만 나오게 했어요.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기 위함인데 막상 방송을 보니 제 연기가 너무 아쉬운 거에요. 다음날 촬영에 나갔는데 너무 긴장이 돼 결국 급체해서 병원서 링거를 맞았습니다. 심종수는 끝까지 정체를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밀본이라는 것까지는 시청자가 알았지만 그의 진짜 속내는 끝까지 아리송하게 만들어야 긴장감이 유지될 것 같아요.” 그는 “심종수는 악인이 아니다. 백성을 사랑하고 조선을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을 가진 자”라며 “비록 이도와는 뜻을 달리하지만 조선의 미래를 고민하는 정의로운 인간이기에 끝까지 그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작에서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사건이 심종수의 단독 범행이지만 우리 대본에서는 밀본 조직이 움직이는 것으로 그려져 훨씬 더 풍성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른 인물과 대립할 수 있는 각들이 많아 인물이 훨씬 입체적인 것 같아요.”

무술에도 능한 인물이라 그는 난생처음 액션연기도 펼치고 있다. 초반 저잣거리에서 멋진 호패술을 보여준 그는 이후에도 계속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 인생에서 액션을 할 줄은 몰랐어요.(웃음) 호패술 신은 무려 12시간 동안 촬영했어요. 힘들었지만 정말 멋지게 나왔어요. 배우의 디테일을 살려준 연출에 감사했어요. 사실 우리 드라마가 촬영이 고돼요. 전 나흘씩 집에 못 들어가고, 주인공인 장혁 형은 6일씩 못 들어가기 일쑤예요. 그런데 누구도 불만이 없어요. 다들 너무 멋지게 나오니까요. 영상이 너무 멋지고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연기가 다 살아있잖아요.”

그는 ‘뿌리깊은 나무’의 주인공인 한석규와 장혁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석규 선배와 장혁 형 모두 정말 대단해요. 한석규 선배 연기를 보면서 매회 감탄하고 있어요. 공부하듯 세심하게 연기를 파고들며 하는데 배울 게 너무 많아요. 정말 대단하고 그렇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워요. 또 스태프를 얼마나 챙기는데요. 그리고 장혁 형은 그렇게 착하고 성실할 수가 없어요. 힘들 텐데 힘든 내색 전혀 안 하고 멋지게 하잖아요. 작품도 멋지고 두 주인공도 그러하니 다른 연기자들도 콧물이 얼어붙는 산속에서 14시간씩 밤을 새워가며 촬영해도 모두 기꺼운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다 좋은데 그렇게 밤샘 촬영을 해도 여배우를 볼 수 없다는 게 불만이다. 도담댁을 제외하고는 내 주변에 온통 남자뿐이다. 여주인공인 신세경의 얼굴을 아직 본적이 없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들의 관심은 현재 밀본의 본원인 정기준이 누구인지에 쏠려 있다. 제작진은 정기준의 정체를 함구하고 있고 대본 유출에도 특별히 주의하고 있다.

한상진은 “정기준이 누구인지까지 촬영은 진행했다”며 “정기준의 정체도 충격적일테지만 그 이후에도 충격적인 반전이 이어질 것이다. 심종수에게도 많은 비밀이 있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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