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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모두 갖춘 ‘월드스타’ 되고파

영화 ‘너는 펫’의 사랑스런 애완남 장근석

 

“월드스타가 되고 싶어요. 인기와 신뢰와 명예…, 그 모든 것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요.”배우 장근석의 꿈은 이렇게 컸다.연기 경력 19년. 몇 년 전부터 ‘한류스타’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에게 아시아는 비좁은 모양이었다.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너는 펫’에서 연상녀에게 사랑받는 애완남을 연기한 장근석을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할리우드 영화는 전 세계에 수출되니까 어릴 때부터 영화에 나온 배우들을 알고 좋아하게 되잖아요. 저도 그럴 만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할리우드 배우들만 그렇게 하면 질투가 나기도 하고 우리도 재미있는 영화가 많으니까요.”

그는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할리우드 배우 로건 레먼과 대담하면서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고 분위기를 주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자신감보다는 쇼맨십인 것 같아요. 언제나 그때그때 대중이 원하는 게 뭔지를 고민해요. 사람들이 이 자리에서 듣고 싶은 게 뭘까 하고. '나의 진지한 한 마디일까? 그냥 재미있는 셔플댄스일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그는 그렇게 영리하고 당당했다.

“제 신조는 즐기면서 살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거예요. 그런데 요즘은 제가 뭘 하기만 하면 크게 기사화되고 사건의 본질보다 다른 게 이슈가 되는 일이 많아서 조금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전보다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들어요. 하지만 나름대로의 사생활이나 즐길 건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아직 스물네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1992년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연기 경력으로만 보자면 ‘중견배우’다. TV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영화만 해도 이번이 7번째 작품이다.

대부분의 아역 출신 배우가 어릴 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해 성인 배우로 안착하지 못하는 일이 많지만, 장근석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작품을 다양하게 경험한 것이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잘할 수 있는 것들만 찾아오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성과가 안 좋았던 것도 많았지만, 넘어지기도 하고 후회도 해 보면서 잘할 수 있는 걸 찾게 됐어요.”

실제로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꽤 이질적인 작품이 섞여 있다.주 한미군 범죄를 다룬 ‘이태원 살인사건’은 그의 기존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난 작품이다.

“정진영 선배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고 하게 됐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분노하고 피도 끓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제 연기의 문제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있지만, 사회적인 이슈를 던질 수 있었다는 게 좋았어요. 요즘에 이 문제가 다시 이슈가 돼서 놀라기도 했고요.”출출연작을 고르는 기준은 뭔지 물었다.

“영화 규모나 개봉, 배급에 관련된 건 둘째 문제고 그냥 하고 싶은 걸 골라요. 스토리나 캐릭터, 상대배우나 감독 모든 부분에서 궁합이 맞는 작품이요.”

이번 영화 ‘너는 펫’은 힘을 빼고 싶어서 골랐다고 했다.

“더 늦기 전에 이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고요, ‘인호’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 힘을 빼고 할 수 있는 역이라 좋았어요. 필모그래피를 돌이켜보면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늘 내면에 아픔이나 슬픔을 갖고 있었거든요. ‘눈에 힘을 좀 풀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에 비하면 ‘인호’는 아주 가벼워요. 울지도 않고 인상 쓰지도 않는 그런 성격이 좋았어요.”

그래서 이번 촬영이 그에게는 특히나 즐거웠다고 했다. 감독은 그에게 얼마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 역시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하늘이 누나(김하늘)가 잘 받아줘서 편하게 했고요.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화인 건 맞지만, 당당하게 했어요. 제가 주눅이 들고 두려워했다면 더 불편했을 텐데…, 촬영 전엔 좀 걱정하기도 했지만 찍으면서 다 떨쳐낼 수 있었죠.”

이 영화에서 그는 많은 여성 팬에게 사랑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만큼 남성 관객에게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모습이다.

“제 성격 자체가 여러가지 면을 갖고 있어요. 취미는 인테리어 소품 모으기, 인테리어 잡지 보기, 향초 모으기 그런 것들이지만, 친구들이랑 술 먹는 것도 좋아하고 거친 격투기도 좋아하거든요. 달라 보이는 두 가지 성격이 다 있어요. 그냥 외적인 모습만으로 판단하는 건 안타깝죠. 나를 잘 모르면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만나서 다 보여주고 싶어요. 아무래도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게 제한적이니까 아쉬워요.”

아시아를 누비는 스타인 만큼 그는 요즘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차기작은 윤석호 PD의 새 드라마로 주목받는 ‘사랑비’인데, 일본을 오가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촬영 일정과 맞추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는 ‘윤석호 감독님이 삐치셨다’는 말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가 일본에 가면서 전화 로밍을 안 하는 바람에 답 문자를 안 해서 삐치셨다는 거였는데, 다른 의미로 해석돼서 난감해요. 촬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제가 정말 존경하는 감독님이에요.”

일본에서의 인기는 얼마나 체감하는지 물었다.

“데이터로 보면 음반이 차트에서 1위를 하는데, 정작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 멀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1등이 된 것 같아서 부담스럽기도 해요. (일본에) 먼저 오셨던 선배들이 자리를 만들어준 것이기도 하고요. 류시원 선배랑 통화하면서 조언을 많이 구하지만, 한편으론 내 방식으로 풀어가려고 해요. 전략이라면 그냥 솔직한 거?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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