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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단상] 노령화 사회의 해법

 

사회적으로 노령화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소위 베이비 붐 세대들의 퇴직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 의존하지 못하는 첫 세대,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이룩한 세대라는 분석들이 나오지만, 가장 실질적이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엄청나게 빠른 노령화 사회의 진입과 저출산율로 인해 일을 하는 소수의 젊은이들이 내는 세금으로 다수의 노인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도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는 등의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수의 노동 인구가 다수의 비노동인구를 부양해야 한다면 당연히 경제의 활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필자의 어린 시절 기억으로는 40세면 노인 취급을 받았고 50세면 거동이 힘들고 60세면 동네의 화제가 될 정도의 고령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경우 70세여도 일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체력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

사회의 발전과 의학의 발달은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연장됐음에도 사회적으로는 과거에 만들어진 규정에 의해 변화가 없거나 일부 기업의 경우 오히려 은퇴 시기가 빨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실질적으로 노령화에 의해 비노동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 의해 강제로 비노동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은퇴 후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람보다 적극적으로 자원 봉사를 하는 사람이 7년 정도 더 살고 질병도 덜 앓는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런데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투자 대비 고용의 창출이 쉽지 않으며,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해 청년 실업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 노령인구의 취업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출산 장려와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고용시장 해결의 답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실제로 3D 업종으로 불리는 택시기사의 경우도 젊은이들이 외면해 노령층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적인 역량을 가진 사람의 경우 은퇴 후 기존 직장과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면 기업의 경우에도 전문인력을 경기에 따라 고용의 유연성을 가지면서 채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살아오면서 경험한 삶의 다양한 경험은 여러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조직의 중심이 되는 젊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과 일한다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협조한다는 마음으로 소통할 수만 있다면 젊은 사람의 열정과 나이 든 사람의 경륜이 결합하여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도 장기 비전이 약해 젊은이들이 회피하는 업종에 종사함으로써 다양한 고용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앞에서 예를 든 택시 기사나 경비, 택배 기사들의 경우 노령 인구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고령자 스스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3명의 은퇴한 선원 출신들이 힘을 합쳐 운영하며 직접 서빙을 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좋은 음식과 격조 높은 서비스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 경우 다른 레스토랑에도 좋은 자극이 돼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경우이다.

적절한 노동은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하기 때문에 고령화로 분류되지만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단순히 비노동 인구의 감소뿐 아니라 그들의 건강을 유지하게 해 의료비를 줄일 수 있으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게 돼 가족들인 젊은 세대들에게도 부담을 줄임으로써 사회 전체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현석 객원논설위원 현대중앙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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