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의 인건비가 4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바탕으로 시중은행들이 환란 이후 올리지 못했던 임금을 한꺼번에 올려주고 성과급이나 명퇴금, 복리후생비 등을 대거 지급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결산보고서상의 은행권(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 전체 인건비는 모두 4조3천197억원으로 2001년(3조3천983억원)에 비해 27.1%(9천214억원)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인건비는 2조9천852억원으로 전년(2조1천51억원)에 비해 41.8%(8천801억원)나 증가, 전체 은행권의 인건비 급증을 주도했다.
지방은행의 인건비는 3천185억원으로 18.3%(494억원) 늘었다.
반면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은 1조160억원을 인건비로 지급해 전년(1조241억원)에 비해 81억원이 감소했다.
작년 전체 은행 종사자(정규직 8만9천159명, 비정규직 2만8천412명)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3천700만원으로 전년(2천900만원)에 비해 800만원 늘었다.
시중은행은 2001년 2천600만원에서 작년 3천700만원으로 1천100만원, 지방은행은 2천500만원에서 2천900만원으로 400만원이 각각 증가했으나 특수은행은 3천800만원에서 변동이 없었다.
은행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한 1인당 평균 인건비는 국민은행이 2001년 2천만원에서 작년 4천만으로 2천만원이 늘었다.
우리은행은 3천300만원에서 4천700만원으로 1천400만원, 조흥은행은 2천500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1천500만원이 각각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작년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면서 외환위기 이후 묶여있던 임금을 인상하거나 성과급을 지급하고,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인건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급여(정규직 기준)가 산업 전반과 비교할때 크게 높은 수준이어서 영업환경이 악화될 경우 인건비가 경영 건전성에 엄청난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올해 일부 은행에서 적자경영이 나타나는 등 실적이 대단히 부진한데도 노조가 높은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어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