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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세상과 소통 좀더 일찍 할걸”

7년만에 새 음반 발매 임재범

 

“30년 가까이 노래를 하며 아무런 목표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미상이라는 높은 곳의 목표를 잡았습니다. 그 꿈을 위해서라도 내가 이전과 같이 아무 생각없이 살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7년 만에 새 앨범을 낸 가수 임재범의 목표는 원대했다.

임재범은 7일 서울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리메이크 앨범 ‘그가 전하는 자.유.로.운 음악 - 풀이(Free…)’ 쇼케이스 겸 기자간담회에서 “리메이크 앨범은 제 인생의 갈무리가 아닌 시작”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졸지에 스타가 된 뒤 제 속마음에 들어가봤어요. 참 많은 걸 숨기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명예도 원했고 인기도 원했고 당연히 그로 인한 수입도 원했고…. 많은 부분을 숨기고 살았던 거죠.”

그는 “이번 리메이크 앨범이 시발점이 될 것 같다. 정규 앨범도 내년쯤 내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동안 만나지 못한 팬들도 많이 만나보려고 노력 중이다”라면서 “방송도 내 개인적인 마음 때문에, 기분 때문에 거부하지는 않을 거다. 열심히 하다보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풀이’는 ‘그가 부르고 싶었던 노래’, ‘그가 사랑하는 노래’ 등 두 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그가 부르고 싶었던 노래’란 타이틀의 첫 번째 CD에는 임재범의 히트곡 ‘너를 위해’를 비롯해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남진의 ‘빈잔’, 윤복희의 ‘여러분’ 등 총 11곡이, 두 번째 CD인 ‘그가 사랑하는 노래’에는 딥 퍼플의 ‘솔저 오브 포춘(Soldier of Fortune)’, 이글스의 ‘데스페라도(Desperado)’ 등 팝 12곡이 실려 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과 함께 부른 백지영의 ‘내 귀에 캔디’다. ‘한국 록의 자존심’ 임재범이 댄스곡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내 귀에 캔디’를 부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듣고 당황했죠. 이걸? 싶고…. 예전 같았으면 고집을 피웠을 거에요. 발라드를 부르면서도 로커의 자존심을 세우고 살았으니까…. 근데 (대중과) 소통을 위해서는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위의 종용도 있어 록으로 해석해 하게 됐죠.(웃음)”

그는 “이번 앨범이 정규 앨범이었다면 제가 하고 싶은 걸 어느 정도 할애했겠지만 이번에는 여러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업한 거라 ‘이거 하고 싶다, 저거 하고 싶다’가 안 됐다”면서 “어느 부분은 조금 속상하기도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걸 함으로써 행복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으로는 양희은의 ‘아침 이슬’을 꼽았다.

“김민기 선배님의 노래를 워낙 좋아했어요. 전에 정치적으로 가사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금지됐던 곡인데 제 개인적으로 볼 때는 ‘비상’하고 비슷한 내용이기도 하고…. 저 혼자 생각으로는 리메이크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진실성이 묻어난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노래를 불렀지만 계속 머리에서 도는 건 ‘아침 이슬’밖에 없어요.”

다시 록밴드 해 볼 생각은 없는지 묻자 “준비 중”이란 답이 돌아왔다.

“멤버가 확정이 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제 잃어버린 꿈을 되찾기 위해 일단 후배인 디아블로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도와달라고. 지금은 순회공연을 하면서 (‘아시아나’ 등 예전 동료들과) 조금씩 회포를 풀고 있는 단계에요.” 임재범은 “과거의 전력 때문인지 나랑 안 하려고 하더라. 너 또 팀 깨면 어쩌냐, 도망가면 어쩌냐고 해서 ‘나 많이 바뀌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웃은 뒤 “내년이면 구체적인 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1986년 록밴드 ‘시나위’의 보컬로 가요계에 데뷔한 임재범은 매력적인 음색과 풍부한 감성으로 한국 록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신비주의’를 넘어선 은둔 생활을 계속하면서 대중과 멀어져 갔다. 데뷔 25주년을 맞은 지금에야 ‘대중 스타’에 가까워진 그는 그동안의 ‘은둔’이 후회된다고 했다.

“혼자 되게 특이하고 싶었나봐요. 그동안 저 혼자만의 세계에서, 나름대로 ‘나를 따라올 자가 없을 거다’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게 무대에서 표현됐으면 좋았을 텐데….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예전의) 제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조금 더 일찍 소통하지 그랬니 재범아, 먼저 좀 소통하지….”

하지만 예술인들에게까지 틀에 박힌 사고를 강요하는 대중을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음악을 하고 그림을 하는 사람들한테 항상 올바로 살아야 한다며 정해진 틀에 가두고,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게(작품이) 안 나오면 욕을 해요. 그건 재능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냥 ‘요구’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틀 안에 가두고서 정확하게 살아라, 어떤 것도 틀리지 말고 살아라 그러면서도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맞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는 “부족하고 마음에 안 들고, 세상의 기준에 못 미치는 아티스트가 있다 해도 욕하기보다는 힘을 주시고 응원을 해 달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시면 음악하는 친구들은 더 열심히 음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 목표인 ‘그래미상’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보면,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파수 대역이 있고 동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파수 대역이 있어요. 근데 제가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파수 대역을 만들어냈다고 현지 분들한테 인정을 받았습니다. 저만의 작전이 있습니다. 내년에 하나하나 펼쳐 보여드릴 거에요.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3~5년 안에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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