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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겨울 노래

눈이 오다 그치다 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 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

어렵고 두려운 가난인들 참아내지 못하랴



<마종기 시인 소개> 1939년 일본 도쿄 태생, 아동문학가 마해송의 아들 서울대 대학원 의학과 졸 1959년 현대문학 시 ‘해부학교실’, ‘나도 꽃으로 서서’ 등으로 등단 제16회 동서문학상(2003), 제54회 현대문학상 시부문상(2009) 시집 <조용한 개선(凱旋)>, <두번째 겨울>,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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