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안경환기자 jing@kgnews.co.kr
도 전과 성취 그리고 꿈, 삼성전자를 집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부단한 노력으로 목표를 이루고 또다시 다음 목표를 향해 꿈을 꾸기 때문. 브랜드 가치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뿐만 아니라 사업장 변화를 통해 임직원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관리의 삼성에서 창의적인 삼성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IT시장 주도권 강화를 위한 공격적 경영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삼성나노시티 화성캠퍼스(반도체사업장)에서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을 갖고 반도체와 LCD, R&D(연구개발) 분야에 사상 최대인 26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 공격 경영을 통한 IT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26조원 규모는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로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해 들어 글로벌 IT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로 IT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이건희 회장 역시 “현재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고 경영여건의 변화도 심할 것으로 예상 되지만 이러한 시기에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에도 성장의 기회가 오고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확대를 강조했다.
반도체 부문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9조원과 시스템 LSI 2조원 등 반도체 분야에만 11조원을 투자한다. 당초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5조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차세대 메모리 제품 생산을 위한 신규 라인건설(16라인)과 함께 30나노 D램 양산을 위한 15라인 증설을 위해 9조원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신규 라인을 건설하는 것은 지난 2005년 15라인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56만1천983㎡(17만평) 부지에 단계적으로 총 12조원을 투자해 16라인을 건설,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12인치 웨이퍼로 월 20만장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15라인의 CAPA 증설을 통해 올해 말까지 30나노급 D램 생산비중을 10% 이상 확대, 저전력·고성능 D램 공급 확대 요구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
삼성전자는 2011년 이후 대형 LCD TV용 패널 수고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 총 2조5천억을 투자해 기판 기준으로 월 7만매 규모의 8세대 LCD 신규 라인(8-2 2단계)을 충남 탕정사업장에 건설한다.
8세대 신규 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총 4개의 8세대 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이 부문에 대한 올해 투자 규모 역시 당초 3조원에서 5조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창조적 아이디어 창출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변화에 도전한다. 지난해 자율출근제 도입에 이은 또 한번 파격적인 변화로 관리의 삼성에서 ‘창의적인 삼성’으로 변화하겠다는 것.
이는 세계 1류 제품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임직원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 창출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시티를 일만 하는 곳이 아닌 휴식과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변화 시키기 위해 생동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생동감 프로젝트는 첨단 사무공간과 함께 자연, 문화가 공존해 모두가 일하고 싶은 일터 만들기로 디지털시티를 감성,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뜻이다. 즉, 디지털시티가 주거 외의 일상사가 가능한 공간인 자족형 시티, 도심 숲·공원·자전거 길 등의 편의 시설이 들어서는 녹색 캠퍼스로 변한다는 의미다.
우선 삼성전자는 디지털시티 내에 3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GWP(Great Work Place) 파크’를 오픈했다.
GWP파크에는 천연잔디 족구장, 농구장은 물론 바비큐장, 원두막, 파라솔, 샤워장, 맨발로, 지압로 등의 시설을 갖춘 데다 야간조명까지 설치, 임직원들이 단합대회나 회식 장소로 활용하며 친목을 다질 수 있도록 꾸몄다.
또 사내 생태연못과 사업장 인근 원천천, 머내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2㎞에 달하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산책로에는 늪지, 채소원, 풍차, 초화류원, 흔들그네 등이 꾸며졌으며 청둥오리와 왜가리 등 자연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동물들도 쉽게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와 함께 미니 동물원, 국내 최대 규모인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과 피트니스 센터도 오픈을 완료했다.
매주 목요일 점심에는 디지털연구소 내에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매월 둘째, 넷째 주 점심시간을 이용, 30분 정도 진행되는 ‘감성이 넘치는 런치 클래식 음악회’를 통해 직원들의 감성을 깨어나게 하며 수요일에는 ‘열린무대’에서 통키타 공연과 남미 음악 등 낯설지만 신선한 음악을 선보인다.
작은 국제도시 ‘디지털시티’
하루 3천500㎏의 쌀이 소비되고, 560여대의 버스가 수시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곳. 바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이 곳에서는 2만8천여명의 임직원이 TV, 가전, 컴퓨터, 핸드폰 등 삼성전자 DMC부문의 연구개발(R&D)을 책임지고 있다.
디지털시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상 38층 규모의 티지털연구소.
연면적 21만4천876㎡(6만5천평)에 달하는 동양 최대 규모로 정보통신, 생활가전, DMC 연구소 등이 함께 자리해 거대한 연구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시티에는 연구원 및 일반 직원들이 연구와 담당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복지시설도 다양하다.
9개의 식당에 식사를 준비하는 인원만 440여명에 이르며 휘트니스 센터, 부속의원, 은행, 도서관, 서점 등이 자리했을 뿐만 아니라 재테크와 법률 상담 서비스도 운영된다.
보안상 외부 차량 출입은 철저히 통제 되지만 화물차와 업무 차량 등 하루 평균 사업장 내를 오가는 차량만 3천500대에 이르며 9개의 출입문에 일평균 등록 방문 건수가 1천건이 넘는다.
최첨단 사업장임에도 불구, 폐기물 재활용에도 앞장선다.
지난 2월의 경우 한달동안 배출한 2천10t에 달하는 쓰레기를 재 분류, 약 3억4천만원의 폐기물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또 세계 49개국에서 온 외국인 연구원들을 위해 GHD(Global Help Desk)를 운영, 611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한국에 적응 할 수 있도록 24시간 도움을 준다.
매일 두 차례씩 수원과 구미를 1시간 안에 연결하는 헬기는 임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즉, 원스톱 체계를 갖춘 작은 국제도시인 셈이다.
대규모 시설과 함께 2만8천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두뇌들이 한 곳에 모인 이유는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며 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이들은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TV로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창조적 혁신 제품은 물론 ‘더 싸고 더 좋은’ 기능을 개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밤낮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