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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카페] 커피 생각나면 박물관 간다 ‘에쉐르 카페테리아’

박물관에서 느끼는 짙은 섹소폰 소리 같은 원두의 향기
수원화성박물관 1층 개방형 커피숍

 

글 l 사진 안병현 편집장 abh@kgnews.co.kr


200여년전 정조대왕은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기 위해 5.7㎞ 길이의 화성을 건축했다. 화성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이곳을 찾는 내·외국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발돋움 하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49에 위치한 화성박물관은 화성의 중심부에 자리잡아 접근성이 용이하고 모형과 관련 유물의 전시를 통해 화성 축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정조대왕이 화산 능행차시 들렸다는 화성행궁이 바로 지척에 있다.

상설 전시공간으로 수원화성의 축성과정과 도시발전을 알려주는 화성축성실과 수원화성 축성에 참여한 인물과 정조의 8일간의 행차, 더불어 화성에 주둔하였던 장용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초대 화성유수이자 화성성역 총리대신이었던 문숙공 번암 채제공 선생님의 초상화(보물 1477호)를 비롯하여 정조대왕께서 하사하신 비밀어찰을 비롯한 많은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역사학적 전시회가 수시로 열린다.
 

 

 


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은은한 커피향이 후각을 자극한다. 이곳이 바로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속의 카페테리아 ‘에쉐르’다. 개방형 탁자들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박물관내부의 각종 건출물들을 아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에쉐르’는 히브리어에서 따온 말로 ‘이곳에 오면 복 받고 행복해 진다’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에쉐르’에 들러 커피를 마실려면 몸을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돈을 지불하고 손수 커피잔을 들고 경치 좋은 탁자를 찾아 눌러 않으면 그뿐이다. 남서쪽을 향해 앉아 있는 박물관의 특성상 오후 늦은 시간까지 햇살이 깊숙히 스며든다.

햇빛이 따갑다고 말하면 주인이 리모컨을 작동한다. 윙 하는 소리와 함께 전면 창을 휘감고 있던 대형 롤 브라인드가 스르르 떨어지기가 무섭게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화성박물관이 지난 2월 기획전시 했던 사진으로보는 ‘백년의 여정’ 에 소개되었던 1920~1950년대 화성 사진들이 대형브라인드에 인쇄돼 실내 분위기를 잠시나마 50~80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에쉐르 점주 김미영씨(50)는 이곳에 정착한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집 보다 더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김씨는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LG3차 상가 밀집지역에서 1년 6개월동안 커피숍을 경영해본 경험이 있다. 지인의 소개로 이곳을 알게 되었고 박물관의 매력에 빠져 망포동 점포를 단숨에 정리하고 이곳에 달려왔다고 한다. 박물관과 커피의 만남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말이다.

김 씨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딸과 함께 미술작품, 도자기에 커피가 가미된 공방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딸이 직접 그리고 구웠다는 머그컵 색깔이 너무도 눈길을 끈다.

자 이제 커피향이 그리우면 화성박물관에 가면 된다. 단지 지금은 박물관 전시 시간대와 맞물려 오후 6시면 문을 닫지만 새해 3월부터는 9시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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