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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십니까] 최영근 전 화성시장

50대 중반 바라보며 우직하고 사내답게 사는 법 터득중
재정위기설은 정치적 포퓰리즘에 불과
무소속 연대 강요 피할려고 시장직 일찍 던져

“고향 화성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봉사하고 싶다”

글 ㅣ 안병현 편집장 abh@kgnews.co.kr

 

 

 

“큰소리로 울면서 이 세상에 태어나 가진것은 없어도 비굴하진 않았다/ 긴가민가하면서 조마조마하면서 설마설마하면서 부대끼며 살아온 이 세상을 믿었다/ 나는 나를 믿었다 추억묻은 친구야 물론 너도 믿었다 벌거벗은 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자랑할건 없어도 부끄럽지도 않아/ 미련같은 것 없다 후회역시도 없다 사내답게 살다가 사내답게 갈거다”

국민가수 나훈아가 구성지게 불러 제끼는 노래 ‘사내’ 가사다. 최영근 전 화성시장은 나훈아의 ‘사내’를 즐겨 듣는다고 했다. 50대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최 전시장이 경험했던 수많은 정치적 노정들이 이노래 말에 그대로 묻어나는 듯 하다. “우리 같은 세대 아닙니까. 베이브붐세대, 낀세대, 샌드위치세대입니다. 40대말에서 50대중만 회색그룹이라고도 합니다. 기성세대의 권력.권위도 아니고 NET세대의 실리도 아닌 고생은 하고 자신의 앞길걱정, 자식걱정 그리고 부모도 모셔야 하는 세대, 우리세대의 자화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리를 택하는 세상. 시류에 따라 빨리 출세하는 길 보다는 갑갑하고 융통성 없어 보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우직하게 사내답게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최 전 시장은 시장때 보다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최 전 시장이 외유 중이어서 인터뷰는 이메일로 이뤄졌으며 사진은 시장재직 당시 자료사진을 활용했음을 밝힌다.


 

 

 


- 요즈음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지난해 공천탈락후 보도자료로 화성시민들에게, 그리고 이메일로 화성시공직자들에게 간단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만 전하고 중국으로 떠나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주변분들에게 일일이 인사 못드리고 훌쩍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많은 분들이 섭섭해 하셨을 겁니다.

요즈음은 그동안 못했던 아들, 딸의 아빠로서, 가장으로서 역할을 조금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뵙지 못한 화성시민들을 만나 인사드리고 학자들과 지방자치에 대한 진단 ,발전방향을 같이 공부도 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내년 각종 정치현안과 관련한 역할에 대해 정치 선배님들과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는 무슨일을 하셨습니까,

“50평생 쉼없이 살아 온 것 같습니다. 5년 시장임기동안 잠도 하루 5시간이상 못자고 술,담배에 운동부족까지 겹쳐 좀 쉬자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운동하고 TV도 시청하고 다소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그프로를 보면서 맘껏 웃는 일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에서 그렇게 소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내공’을 쌓자고 마음먹고 책을 닥치는대로 읽었습니다. 공직생활동안 읽은 책의 몇배는 더 될 겁니다. NET 세대에 대한 서적에서부터 중국, 미국 등 세계 정치, 경제에 대한 서적, 고전 등 수십권을 섭렵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마시지 않고도 이러한 인생을 즐길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다른 자치단체의 지방자치 실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시정 마무리 못한채 떠난 아쉬움 많아

- 연말 귀국이 4월로 예상됐던 화성시장 재선거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나요. (현 화성시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판결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임)

“그렇게 말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예민한 반응입니다. 재선거 사유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해외에서 가족과 떨어져 6개월이상 지내다 보니 궁금해 하는 지인들과 가족들의 근황도 챙겨야 했구요 제가 없는 동안에 별 헛소문들도 많이 돌았다고 하더군요. 공천에 탈락하고 시정을 마무리 짓지 못한채 떠나야 했던 나자신의 자화상에 대해서도 많이 느겼습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화성시장 공천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는데 지난6.2지방선거 화성시장 공천 과정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하... 다 지난일인걸요.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에서는 무소속이라도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그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천과정에 대해서도 일언반구도 안하고 시민, 공직자에게 감사와 죄송한 마음뿐이라는 글을 남기고 곧바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공천권은 권력의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줘야

우리나라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습니다. 정치인들은 권력의 주인은 국민이라면서 선거때면 굽신굽신 하지만 권력을 잡으면 국민위에 군림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잊고 있습니다. 借虎威狐(차호위호 : 호랑이 위엄을 빌어 위세를 떠는 여우)즉, 남의 권력에 의존하여 날뛰는 사람이 많습니다. 권불십년이라고 했습니다. 정치가 변해야 합니다. 저부터 변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단체장은 지역 국회의원과 유기적 관계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기초 단체장 정당공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당공천제 찬성입니다. 다만 공천권은 권력의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여야 모두 계파, 私薦에 떳떳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선거때만 되면 공천개혁한다고 큰소리 치지만 실상 만만한 지역 20~30%만 갈아치우며 시늉만 합니다. 각당의 주인인 당원으로서의 권리 참여, 국민의 참여가 있어야 정치는 변합니다. 정당민주주의에서 정당공천제가 진정성있게 정착하기위한 국민의 책임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공천에서 탈락 하자마나 시장직을 던졌는데 일찍 사퇴한 배경이 있습니까.

“지난해 5월초 공천에서 탈락한 후 불출마선언과 함께 40여일 남기고 시장직을 사퇴(5,17사퇴수리) 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시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부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마무리 잘해주십사 하고 인사드렸었습니다.

시장 잔여임기를 남겨 두고 사퇴한 배경에는 무소속 출바를 권유하는 지인들의 압력아닌 압력과 전국의 무소속 출마자들로부터 무소속 연대권유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받았습니다. 걸려오는 전화와 저희집 방문으로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가족들의 반대도 심했었구요. 무엇보다도 정당인으로서 무소속 출마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공천탈락에 대한 부당함에 연계해 반발하는 시민들로 인해 시정근무가 어려운 상태였고 공천을 받은 후보자측에서 점령군처럼 시정 공직자나 산하 기관장에게 미리 떠날 생각을 하라는 둥 많은 압력 이야기가 돌아 공직이 술렁이는 시기로 후임 당선자에게(2주후 당선. 6월 3일 인수위원회 구성)소신껏 일하라는 측면에서도 사퇴 할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 재정위기설의 실상은 무엇입니까.

“재정위기설은 최근 모언론에 보도됐듯이 정치공세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첫째 재정위기설은 행정을 모르는 분들의 공세라고 봅니다. 예산(豫算)은 그 뜻대로 다음년도 세입을 예측하여 그 전년도 12월에 확정합니다. 화성시는 토지주택공사로부터 2010년도에 1500억원을 받기로 했으며 그것을 전 년도에 당연히 예산으로 반영하여야 합니다. 토지주택공사와 협약서를 체결, 토지주택공사가 화성시전역의 신도시개발에 따른 기반시설부족에 대해 5000억원을 화성시에 주기로 하고 몇년전부터 몇백억원에서 천억원씩받아 그돈을 예산에 반영해 왔습니다. 토지공사로부터 들어올 돈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예산의 집행상황을 파악.조정하여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에 예산을 집행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토지주택공사로부터 2010년도에 왜 1500억원을 받지 않았느냐 하는 겁니다. 지난몇년간은 문제없이 받아온 돈을 왜 안받는지 시와 의회는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달라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신도시추진정책은 화성시의 경우 토지값폭등(기반시설이 부족한 화성시에게 어려움 줌) 교통, 문화, 체육, 도로, 학교등 많은 문제점 야기시켜 화성시와 5000억원 지원 협약서를 체결한 것으로 당연히 받아야 할 돈입니다. 정치공세 보다는 각자의 위치에서 화성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여야 할 때에 분열과 불신만 키우는 정치 포퓰리즘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 바람직한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견제와 균형입니다. 의회는 주민을 대표하고 주민의 권익을 대신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화성시 비젼을 위해 견제 균형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다만 의원도 특정지역을 대변하여야 할 현실성은 인정하지만 때론 화성시 전반의 일치되고 균형된 발전을 위해서는 특정지역이 아닌 화합 발전의 비젼을 공유하는 기능이 강조되어야 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것보다는 조정 수렴하는 기능이 활성화 되었으면 합니다. 권력의 주인은 시민이고 의회와 집행부는 주민으로 부터 위탁받은 권력을 소중히 행사하여야 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 내년 4월 만일에 시장 재선거가 국회의원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다면 어느것을 선택하겠습니까.

“현시장이 있고 확정되지 않은 사유를 가지고 논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앞에서 강조했듯이 모든권력의 주인은 국민이며, 화성이 고향이고 화성의 비젼을 그리고 혼신을 다한 본인으로서는 화성시를 위해 필요하다면 다시 한번 어떠한 형식으로든 봉사하고 싶습니다. 발전하는 화성시가 다시 갈등을 빚고 분열되고 후퇴하는 것은 안타깝다는 생각입니다. 시민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 최 전 시장님은 한나라당내 대표적인 친박계로 알려져 있는데요 친박계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하하… 언론은 계파를 나누고 싸우는 것을 좋아하나 봅니다. 어느당 어느계파에 소속되느냐는 수단일 뿐이고 정치인은 결국 잘사는 국가, 행복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일 뿐입니다. 2005년 제가 화성시장 보궐선거 출마당시 박근혜 당대표께서 ‘깨끗한 정치, 시민과 가까이 하는 단체장이 되라’며 진심으로 두손을 꼭잡아 주셨습니다. 정치는 깨끗하고 국민을 위해 진정성이 있어야 시민이 신뢰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신뢰성, 진정성있는 정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시장재직시 대표적인 성과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20년후를 내다보며 비젼을 그렸고 또 화성시민이 ‘하면된다. 한번 해보자’하는 희망과 열정으로 단합, 화합하게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안전한도시, 인재육성, 문화.체육.기업.농촌.해양산업 등 대한민국 발전의 허브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서울에 화성출신 대학생을 위한 2개의 장학관건립, 인재육성을 위해 초.중.고교 시설확충, 글로벌교육지원, 노인복지를 위한 보건소건립, 건강증진센타와 도서관건립, 공설운동장건립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1기동탄.향남 등신도시 추진과 신성장동력을 위한 해양산업추진, 유니버셜스튜디오 체결, 중소기업육성, 농촌경제활성화추진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 화성시를 위해 꼭 하시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몇년후면 화성시는 100만명이 넘는 전국 제일의 도시가 됩니다. 20년앞을 내다보고 만든 권역별로 특성화된 계획을 마무리 짓지 못해 아쉽습니다. 동탄2신도시, 봉담, 향남2, 남양,장안, 우정, 태안, 비봉, 매송, 송산그린시티 신도시 추진이 중앙의 관심부족으로 지지부진한데 신속히 마무리되어야 합니다. 토지주택공사는 2천억이 넘는 돈을 당연히 조속히 화성시에 주어야 할것이며 중앙정부와 강력히 대응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관광 예술등 신성장동력인 요트, 보트등 해양산업과 유니버셜스튜디오와 봉담예술타운등은 꼭 추진되어야 합니다”

- 앞으로 구현하고 싶은 바람직한 단체장상은 무엇입니까.

“준비된 시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많은 생각과 판단 그리고 결단을 해야하는 외로운 자리입니다. 무엇보다도 깨끗한 시장이 되어야 외압과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있는 정치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화성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많은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몇십년을 바라보는 비젼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화성시는 오는 2025년 세계25위 도시를 향한 계획이 완비 되어 있습니다. 이는 준비된 시장만이 할 수 있습니다. 화성발전이 지속되느냐는 시민의 화합과 성숙한 시민의식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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