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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해 지내십니까] 김용서 전 수원시장

“정치, 관심 없다 그러나 기회 주어진다면…”
수원FC 이사장 맡아 스포츠와 정치 가능성 열어둬
시장후보 공천탈락 술회하며 ‘정치는 신의’ 강조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하며 마음 다잡아

글ㅣ안병현 편집장 abh@kgnews.co.kr 사진ㅣ최우창 기자 smicer@kgnews.co.kr

 

 

8년동안 수원시장을 지내고 3선에 도전하려 했으나 공천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칩거해 오던 김용서 전 수원시장이 활동을 시작했다. 수원정치의 중심축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김 전 시장은 지난 2월 28일 염태영 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수원FC 이사장에 취임해 정치적 재기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궁금증을 낳고 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정치적 야망을 수원FC를 통해 발산해 보려는 것은 아닌지 또 지난 지방선거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그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수원정치권의 갖가지 억측들에 대해서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4월 12일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가 이뤄졌다. 1층 접견실에 도착하자 김 전 시장은 휴대전화로 어딘가와 열심히 통화하고 있었다. 여전히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었다. 2층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축구인이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각종 대회 선수들의 친필사인이 담긴 축구공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수원과 축구관련 서적들이 벽장을 가득 메웠다.

- 축구와는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1970년대 새마을지도자를 하면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조기축구는 24년의 경력을 갖고 있구요. 제가 수원시축구협회장을 맡은게 1987년입니다. 축구와 쌓은 인연 못지않게 축구에 대한 집념이 아직도 몸속에서 꿈틀거립니다. 1990년에는 어린이축구교실을 열어 알게된 세계적인 스타 박지성 선수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산남초등학교 3학년인 박 선수를 축구팀을 보유하고 있던 세류초등학교로 전학을 시켜 축구를 하게 했습니다. 그 후 안용중학교, 수원공고에서 기초를 단단히 다져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 하지 않았나 생각을합니다. 수원시내 중고등학교 팀으로 구성된 경수클럽 이사장, 수원중.고등학교 축구팀 후원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원FC를 만든 것도 제가 시장으로 재직중의 일이었습니다”

- 수원FC 이사장직을 맡은 것은 축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서인가요.

“박지성 선수가 활약중인 세계적인 축구명가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이 소속된 맨체스터시는 인구가 고작 30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입니다. 그러나 축구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가지 않습니까. 시장 재직당시 수원FC를 설립해 놓고 수원시청 축구팀을 수원삼성블르윙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명문 프로구단으로 키우기를 바랬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번 이것을 이뤄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구단주인 염태영 시장이 흔퀘히 받아들였구요. 축구는 곧 시민들의 자좀심과도 연결됩니다. 축구메카 수원시의 명예를 높이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습니다”

 

 

시민들 십시일반 투자참여하는 방식으로 시민구단 출범시킬 계획

- 수원FC의 프로 구단화는 언제쯤 성사될 것으로 보십니까.

“지난 1990년 어린이축구교실을 열때는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각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축구 선진국들 두루 둘러보고 많은 것을 도입할려고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상파울로클럽과는 MOU를 체결하고 브라질 선수를 코치로 모셔올 정도였습니다. 이렇게해서 배출된 축구마니아 수천명이 수원축구의 맥을 이어오는 기폭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원시청 축구팀을 창설하면서 전국 15개 실업축구(N리그팀 )리그에 시동을 건 것도 저입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김용서 같은 사람 2명만 있으면 대한민국 축구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스포츠는 시민의 정서입니다. 축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시민의 자부심이자 곧 스포츠의 힘입니다. 수원은 많은 축구팬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큰 강점입니다.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투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해 시민구단 형식으로 출범시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스포츠와 정치는 ‘관계 無’

- 수원FC 이사장 취임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많은데요. 이를테면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어느정도 반감을 갖고 있는 김 전 시장을 이용하려 한다는.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염태영 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수원FC 이사장을 맡아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건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 스포츠와 정치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이 패망하자 당시 문화체육을 담당하던 얀센 장관이 마을마다 축구장과 체육관을 지어줬습니다. 주민들이 스포츠를 통해 전후의 상처를 말끔히 치유하고 나아가 힘을 집결시키면서 빠른 시간안에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독일의 생활체육이 다른나라에 비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는 스포츠로 봐줘야 합니다. 시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정치적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스포츠를 택했다는 말은 크게 빗나간 것입니다. 스포메카도시 수원을 일군 장본인으로서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 전시장은 지난해 치러진 6.2지방선거 한나라당 수원시장 후보공천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3선도전에 실패하면서 한나라당 시장후보에 대한 지지를 외면한채 같은 한나라당 성향의 탈당 후보 지원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 후보를 밀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공천 탈락 과정에서는 지역 당협위원장들과 심각한 불협화음을 낳기도 했다.

- 지난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시장후보 공천탈락에 격한 반응을 보이셨는데요.

“지방선거일을 한달여 남긴 지난해 4월 16일 국회의사당 앞 식당에서 수원시내 지구당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 정미경 의원, 고희선 위원장, 박흥석 위원장이 모여 한나라당 수원시장 후보로 저를 선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고 이같은 결정은 번복됐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4개 지구당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도 한결같이 차기 수원시장 후보는 단연코 김용서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이렇게 변할 수 있습니까”

“현역 의원인 자신을 왕따시키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

- 유독 정미경 의원이 김 전 시장의 공천을 위해 뛰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일주일 사이에 수원시장 후보가 저에서 다른 후보로 번복되는 과정에 정미경 의원이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인 자신을 왕따시키고 시장 후보를 3개 지구당 위원장이 모여 멋대로 변경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을 봤습니다”

- 정미경 의원이 연고도 없는 수원에서 총선에 출마했을 때 도와줬다면서요.

“저도 그런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한나라당 시장으로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아무런 연고도 없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도왔습니다. 정 의원이 그런 부분에 대한 신의를 중요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 공천후보자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현역의원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반하는 일입니다”

-남경필 의원 등이 집으로 찾아와 공천문제를 상의할 때 대화내용을 녹취했는데요.

“수원시내 지구당 위원장들의 의견은 정미경 의원을 통해 들을 수 있었지만 그 후 정 의원이 일정부분 공천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면서 이를 확인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남 의원이 찾아왔을 때 녹음을 했던 겁니다”

- 남경필 의원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고 들었습니다.

“선거전에 남 의원이 찾아와 수원시장 자리를 양보하라는 거에요. 종전에는 수원시장 할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치켜 세우던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습니다. 4선을 기록하면서 수원을 위해 이렇다할 일을 한 것이 없습니다. 국비나 도비를 확보해 수원발전을 위해 해놓은게 무엇이 있습니까. 이런 점은 수원시민들이 심판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총선 공천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란 애기를 듣고 있습니다”

대응 안했더니 음해 기사들 쏟아져 나와

- 시장에 당선되고 고위공무원 G씨, J씨 등을 대기발령 조치했는데요. 지나친 것 아닙니까.

“시장에 당선된 그해 연말에 밤 12시가 넘은시간에 G씨가 전화를 해와 다짜고짜 반말을 하더군요. “니가 000냐, 내가 000인데 언제쩍 시장이라고...” 그래서 얼른 녹음기를 눌렀습니다. 그 다음날 출근해 인사부서에 대기발령을 명령했습니다. 그랬더니 당시 이석우 부시장(현 남양주 시장)이 찾아와서 심하지 않느냐고 물어요. 그래서 녹음내용을 들려줬더니 수긍하더군요. J씨의 경우는 좀 다른 경우입니다. 시장에 취임하고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 우만동 고가도로 건설사업인데 지역민들의 반발이 심했습니다. 직원들이 불철주야 고생하고 있는데 담당국장인 J씨가 힘들다며 교육을 신청했다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기발령 시켰습니다”

-지방언론과도 마찰이 있었지요. 우려가 많았는데요.

“마찰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한번은 만나자고 연락이 왔어요. 만났더니 요구를 하는데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었어요. 그래서 대응을 하지 않았더니 그때부터 저를 음해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어요. 몇 년동안 저와 수원시에 대한 수백건의 비판기사가 이어졌습니다. 심지어는 저의 개인서류까지 위조하는 사태까지 빚어졌으나 일체 법적 대응은 하지 않았습니다”

- 시청을 비롯한 4개구청에 대해 신문 절독으로 이어졌는데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첫 출근을 했는데 공보담당관이 신문을 내밀어요. 수원시에서 특정신문을 절독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항이었어요. 그렇다면 어차피 신문에 보도된 대로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했습니다”

- 언론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았겠군요.

“저는 사회가 건전하게 지탱해 나가는데 있어서 언론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언론이 이해관계나 감정에 사로 잡혀 언론의 제갈길을 가지 못하고 갈지자 행보를 한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언론이라고 하면 지역의 촉망받는 인사들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는데 사리사욕이나 채우고 심지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형평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다면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에서 존경받는 언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색소폰 연주 30곡 독주는 ‘거뜬’

김 전 시장은 인터뷰가 끝나자 지하방으로 안내했다. 그곳은 방음장치가 철저하게 된 음악실이었다. 이곳이 ‘해피앙상블’ 연습실이라고 소개했다. 해피앙상블은 김 전 시장이 지인들과 함께 구성한 관현악단 이름이다. 한곡을 요청했다. 김 전 시장은 알토 색소폰을 목에 걸고 ‘장녹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넘어가는 바이블레이션이 초보단계를 훌쩍 뛰어넘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30곡은 독주가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알토색소폰 보다 많은 폐활량을 요구하는 소프라노 색소폰을 구입해 연습을 시작했다. 김 전시장은 이밖에 골프를 즐기고 수성클럽 회원들과 수시로 만나 배드민턴을 친다.

선채로 물었다. “정치에 생각이 있습니까” “남 의원 선거구에 출마해 심판을 받아 보라는 주변의 권고를 듣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정치에는 아직까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으로 수원시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잘 해보고 싶습니다”

김 전 시장은 2월 28일 수원 웨딩의 전당에서 열린 수원FC 이사장 취임식에서 “수원FC 이사장을 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수원시민과 염태영 구단주께 감사드리며, 지난해 수원FC가 내셔널리그 통합 챔피언에 오를수 있었던 것은 자리에 계신 시민들의 관심과 축구관계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수원FC의 명성에 맞는 운영으로 국내 최고 시민구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는 순수 하다고 말하지만 그의 스포츠를 통한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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