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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환경 그리고 역사가 만나다

제4회 양평환경미술제 3일부터 17일까지 양평군 일대서 개최

 

제 4회 양평환경미술제가 9월 3일부터 17일까지(15일간) 양평군립미술관과 양평군민회관, 양평읍사무소 앞, 갈산공원, 양근천 일대에서 양평환경미술제 조직위원회의 주체로, 또 양평환경미술제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양평 환경미술제에는 크게 네 개의 전시가 준비되어 있다. 첫 번째 전시는 중국의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작가 쩡판즈曾梵志의 지정환경조형물이다. 4.5m x 1.5m x 1.5m의 브론즈로 조각된 오래된 나무의 형태를 한 이 조각은. 옛날 마을 어귀에 서서 액을 쫓고 길을 부르며 사람들의 염원과 바람이 모이는 장소였던 성황목과도 같이. 자연과 예술을 통해 지역사회의 통합을 이끌어내고 환경친화적 도시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양평의 기원을 담고 서서. 앞으로 양평환경미술제를 찾는 길손들을 맞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전시인 공공 참여 프로젝트는 휴休를 주제로 일곱 개 대학의 교수와 학생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이는 모두 야외에 설치되는 환경조형물로 전시관 안에서 단지 진열되어 관객이 목격할 뿐인 예술이 아닌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주민의 참여와 실행으로서 완성되는 예술을 지향한다. 나아가 자연과 사회를 예술을 통해 유기적으로 재구성하고 휴식과 재생의 공간을 창출하며 지역 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의 형성에 기여하는 예술의 가능성을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 환경, 그리고 역사가 만나다’라는 제목의 세 번째 전시는 양평환경미술제의 기본 취지를 되짚어 보는 작업이다. 양평의 자연을 인간의 역사가 빚어낸 문화의 장소로서 새롭게 인식하고 환경과 인간, 역사가 ‘만나는’ 장소로서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권의 환경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양평과 이곳을 지키며 여러 대에 걸쳐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형성한 양평의 고유한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 이슈화할 예정이다. 또한, 양평이라는 공간에 옛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인된 역사의 흔적과 의미를 찾아나가려고 한다. 환경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의미에서. ‘만남’이란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적 대치가 아닌 화합과 상생의 미래를 약속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전시의 주제인 과거와 미래의 만남은 여러 문화와 함께 물려받은 선물이자 물려줘야 할 채무인 환경을 오늘날의 우리를 매개로 끊임없이 이어질 양평의 미래와 환경적 가치를 깊게 생각하고 반성하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한 사유와 반성의 연장선상에서 ‘일상-이웃’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네 번째 전시인 ‘양평 : 오늘의 작가전’ 은 지금-여기의 양평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이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제반 요소라면 환경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문명사적 개념일 것이다. 전시의 주제인 일상과 이웃은 예술적 전도를 통해 문명사적 개념을 생활의 가장 미시적인 부분 속에서 포착하는 미술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이 전시에서는 현재 양평에 살고 있는 미술가들의 일상, 자연과의 관계, 이웃의 의미가 총체적인 의미의 환경으로 그려진다.

강연과 영화제, 부대 행사 역시 미술제의 풍성함을 더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양평청소년환경영화제는 ‘환경’이라는 주제를 우리 주변의 공간과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한 데 접목시킨 신선한 기획이다. 흔히 ‘환경’이라는 개념을 사용할 때 자연환경에만 국한하기 쉽지만, 환경은 ‘생물에게 직접ㆍ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혹은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라는 정의처럼 더 폭넓게 읽힐 수 있는 개념이다. 영화제에서는 자연환경, 도시환경, 교육환경, 문화환경, 노동환경, 디지털환경의 구분선 하에 조를 나누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이 직접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는 경험은 일상과 이웃이라는 양평환경미술제의 큰 주제와도 부합하는 시도이다.

기획된 두 개의 강연은 각각 ‘자연, 환경 그리고 근현대미술의 역사 특별전’과 ‘양평청소년환경영화제’와 연계된 것으로 특별전과 영화제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부대 행사에 포함된 ‘개막전 음악제’와 ‘인디밴드 공연’은 양평의 자연절경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며, ‘찾아가는 로봇극장’은 굴절 버스를 이용한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의 이동 무대이다. 로봇들이 펼치는 재미있는 동화 이야기와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들의 섬세한 동작은 아동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것이다. ‘흐릿한 기억 되살리기’는 양평의 옛 모습 사진 위에 새로 덧칠을 함으로서 양평의 과거와 현재를 되살려 보고자 하는 기획이며, ‘환경티셔츠 나누기’ 와 ‘먹거리 마당’ 역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술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것이다.

일련의 기획과 전시들은 양평의 자연환경과 지역사회 그리고 양평의 미술가들이 서로 소통하며 그려내는 의미 구조의 일부를 나타내고 되새기며 그 앞날을 생각해 보려는 모색이다. 기존의 산업적 인프라 중심의 도시 성장이 환경보호의 규제로 인해 닫힌 장소에서 생겨난 자발적 생태계가 예술인과 지역사회가 상호 화합하며 만들어내는 문화적 인프라라는 새로운 대안을 도출한 것이다. 이는 단지 경제적 성장이 지역의 발전이라는 이전의 개념에서 벗어나 환경과 문화를 뿌리로 하는,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발전보다 지역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환경문화도시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환경미술제를 통해 양평의 내재적 가치가 예술을 통해 발현되는 것을, 나아가 도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브랜드 파워로서 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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