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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임부빈 경기도수의사회 회장

축산등록제 수의사 처방제 실시로 진료와 방역체계 강화해야

 

한가정 한동물 기르기 캠페인으로 밝은 사회 앞장

반려동물 치료비 부가세 부과는 유기동물 양산 역효과
이사 대폭 늘려 투명행정 관철

글 l 안병현 편집장 abh@kgnews.co.kr

사진 l 최우창 기자 smicer@kgnews.co.kr

전 쟁과 수송을 위해 말의 중요성이 높았던 군대에서 현대식 수의관을 양성했다. 1908년 3월 6일 대한제국 ‘관보’에는 수원농림학교(현재 수원농생과학고등학교)에서 20명의 수의속성과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실렸다. 수의 업무를 일본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던 대한제국 정부로서는 신속하게 수의전문 인력을 키워야 했다. 이어 1937년 수원고등농림학교에 수의학 교육기관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수의축산학과가 생겼다. 수원이 수의학의 태동지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요즘 수의사의 활동은 눈부실 정도다.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인간생활과 밀접해 졌고 소, 돼지 등의 산업동물은 인간의 식생활을 좌우하는 산업으로 발전했다. 수의사들의 역할이 중대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TV 프로그램에서 애완견을 구출하는 천사로서의 수의사에서부터 구제역 현장에서 동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애국지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수의사들의 세상을 들여다 본다. 지난 4월 제22대 경기도수의사회 회장에 취임한 임부빈 회장(49)을 수원시 파장동 19-4 경기도수의사회관으로 찾아갔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나타난 임 회장은 낡은 흰색 지프를 손수 운전하며 나타났다. 그는 화성시 정남면 괘랑리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백마동물병원에서 오는 길이라고 했다.

- 기록을 찾아보니 최연소 감사라는 기록을 갖고 있던데요.

“제가 1988년부터 수의사 활동을 해오면서 뭔가 사회에 기여해야 겠다는 생각에 2002년부터 3년동안 경기도수의사회 이사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제20대 백충기 회장이 취임하면서 감사로 선임되었습니다. 그때가 43살입니다. 최연소 감사라는 기록을 갖게 되었습니다. 3년동안 감사로 활동했습니다”

- 경기도수의사회 회장이라는 자리가 생소하지는 않았겠군요.

“저는 1988년 충남대학교 농과대학 수의학과를 졸업한 해에 동물병원을 개업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생겨난 철학이라고 할까요 어떤 일이든지 철저하고 치밀하게 하자는 각오가 생기더군요. 2002년부터 경기도수의사회에 관여하면서 자연스레 회무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지난 3월 23일 정기총회에서 제22대 회장에 선임되었고 4월 10일 취임식을 가졌는데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요.

“제가 최연소 감사의 기록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때 감사, 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이사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기존 이사에 시.군 분회장과 검역원을 당연직 이사로 참여시켜 20명에서 49명으로 확대했습니다. 일부 임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대화하고 타협해서 이뤄냈습니다”

- 회원들의 권익옹호가 무엇보다 중요할텐데요.

“불법진료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 예방백신을 주인이 직접 시술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동물약품 판매소에서 동물 마취제나 수면제가 아무 여과과정 없이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암행어사제’를 도입해 이같은 불법 현장을 찾아내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반려동물 부가가치세 부과 반대운동이 관철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부가세 과세로 유기동물 확대 불보듯

지난 7월 1일부터 반려동물 치료시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30% 진료비 인상효과를 가져와 전국적으로 1천억원의 정부수입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수입 증대 이면에는 애완동물 가족들의 진료비 부담증가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점을 간과했다. 치료비 부담으로 인한 유기동물의 증가를 예상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유기동물 발생비율이 현재 30%에서 85%가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기동물 처리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비용부담을 덮어쓰게 된 꼴이다. 이러한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대한수의사회는 반려동물 치료비 부가가치세 부과를 끊임없이 반대해 오고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끼 고양이에게 필수적이라는 1, 2차 예방접종을 하고 각각 3만5000원씩을 지불하면 되지만 부가가치세 10%가 붙어 8만원 가까운 돈을 지출해야 한다. 여기에 검사를 겻들이면 치료비는 1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이들은 의료보험이 안 돼 반려동물 병원비가 비싼 상황에서 부가세까지 붙으면 치료를 포기해야 할 상황까지 예상된다고 하소연 한다.

치료비의 과다 부담으로 애완동물에 대한 치료가 소홀해지면 유기동물의 증가를 막을길이 없다. 그렇게 되면 유기동물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 구조가 생겨난다고 경기도수의사회는 걱정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와 동물 애호단체인 (사)동물보호시민단체(KARA), 각 대학교 수의학과 학생 등 약 1만여명이 지난 6월 21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반려동물 치료비 부과세 부과 반대’집회를 여는 등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신뢰받는 수의사회 만들기 최선

임부빈 회장은 지난 4월 10일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의 경기도수의사회관에서 ‘경기도수의사회장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올해 초 도내를 휩쓴 구제역으로 인해 예정된 총회가 연기되는 등 시작부터 어려움이 많았다”며 “모든 사업을 투명하게 공개해 회원들의 신뢰를 받는 수의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회장은 ‘한가정 한동물 기르기 캠페인’ 을 전개해 동물가족을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애완동물은 편향된 성격을 바로 잡아주고 정신적인 고충을 치유해 주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노인병원에 입원해 있는 노인들의 질병정도에 따라 애완동물을 상주케 해 이들 노인들의 생활을 돕게 해준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시각장애 도움 반려견을 알선해주고 장애우 학교에는 장애우들에게 맞는 반려동물을 통해 심성을 순화해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반려동물들 관리를 경기도수의사회가 맡아서 한다면 동물가족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적응해가는 일도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다. 경기도를 비롯한 시·군 자치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지역실정에 맞는 ‘한가정 한동물 기르기 캠페인’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11일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한 축산시장 붕괴라는 고통을 톡톡히 치렀다. 산업동물 진료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축산농가에서 취급하고 있는 산업동물은 소, 돼지, 말, 닭, 꿩, 염소, 메추리, 오리 등이다. 농장에서 사육되는 이러한 산업동물은 농장측에서 자가진료를 늘려가는 추세다. 이는 항생제 오·남용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농장의 자가진료를 줄이는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와 축산농가, 수의사회가 협의해 컨설턴트를 통한 진료와 방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제역 발생원인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농림부가 하루빨리 ‘축산등록허가제’를 시행해야 한다. 밀집사육에 대한 문제점을 줄일 수 있고 저항력 하락으로 인한 질병에 노출되는 것을 감소시킬 수 있다.

구제역은 축산농가의 선진지 견학이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종전에는 축산 선진국인 호주나 캐나다를 선호했으나 요즘은 중국이나 동남아를 찾는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축산농가에 대한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각종 질병이 창궐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바이러스를 옮겨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는 ‘축산등록허가제’를 권장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어 지금은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 시행되면 우리의 축산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축산농가에서 기르고 있는 사육상황을 정부에 등록하게 되면 밀집사육에 대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고 수의사들이 적극적인 관여로 축산농가에 대한 진료, 예방백신 처방 등 예방컨설팅이 가능해져 각종 질병에서 가축을 보호할 수 있다.

선진국처럼 예방 컨설팅 주력해야

수의사는 선진국처럼 예방 컨설팅에 주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동체 동물병원과 축협과의 계약으로 컨설팅, 진료, 예방백신 처분까지 완벽한 방역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산업동물 수의사의 고령화도 각종 가축들이 질병감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산업동물 수의사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이다. 수의대가 있는 전국의 10개 대학에서 매년 500명 이상의 졸업생이 배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자발적 진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산업동물 분야의 위축은 국가 방역시스템 전반에 걸쳐 2차, 3차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동물약품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의사 처방제’를 실시해 약품을 구입하게 되면 비용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일반 의약품 의약분업에 해당되는 수의사 처방제의 시행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심재철 국회의원이 수의사 처방제를 대표발의하기도 했지만 양돈협회, 한우협회, 육우협회, 양계협회 등에서 비용부담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관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도가 시행되지 않는 한 항생제 오남용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동물약품점에서 동물 마취제가 아무런 여과과정 없이 팔려나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마취제는 단 몇 방울만 사용해도 소 한 마리를 잠재울 수 있는 강력한 성분을 담고 있다. 동물 마취제로 여성의 정신을 잃게 하고 성폭행하는 사건도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임 회장은 “사실상 아무 제약이 없습니다. 사람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위험합니다” 라고 말한다. 현행법상 구매자의 신원을 반드시 확인하고 기록해놓아야 하지만 그냥 넘어가기 일쑤다.

경기도수의사회는 새 프로젝트 완성에 기대를 갖고 있다. 농림부가 대학에 용역을 줘 연구중인 ‘대동물 진료체계 연구’ 에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이면서 동물방역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재갑씨(36)를 파견했다. 결과가 나오면 경기도수의사회가 동물진표체계에 관한한 앞서가는 행정을 펼 것으로 기대된다. 2년후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있다.

88년에 개업한 ‘백마 동물병원’

임 회장은 1988년 병점에 ‘백마동물병원’을 개업했다. 젊은 시절 일을 위해 살았다. 총 600여곳의 농장을 하루 2~3시간만 자면서 진료를 했다.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강행했다. 새벽 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기척을 내는 소들을 보면서 이들이 나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수입은 괜찮았다. 90년부친이 교통사고로 돌아 가셨다. 그는 바로 그곳에다 동물병원을 새로 짓고 그곳으로 동물병원을 옮겼다. 화성시 화성시 정남면 괘랑리 305-10. 그때가 98년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변은 농지였다. 그러나 그는 두가지에 착안해 가능성을 보았다.

산업동물 진료는 어차피 자신이 찾아가 진료하면 되는 일이었다. 농촌지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흔하지 않을 일이었기 때문에 자가용 정도는 타고 진료를 오지 않겠느냐는 예상이었다. 그의 예측은 빚나가지 않았다. 그의 널직한 주차장에는 진료를 위해 찾아오는 자가용으로 붐볐고 산업동물진료를 의뢰하는 농장이 늘어 갔다. 돌아가신 부친이 물려준 ‘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임 회장은 화성 고향에서 소 3마리와 염소 서너마리를 키우며 젖을 수확해 내다 팔았다. 20마지기 논도 일궜다. 수원경성고등학교 축산과에 입학했다. 입학과 동시에 소를 만마리 키우겠다는 꿈을 그렸다. 농촌에서 뭔가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그는 충남대 수의학과에 진학하면서 수의사의 길로 접어든다. 임 회장은 경기도수의사회 취임식에 충남대 축산과 지도교수였던 전무형 은사를 초청해 축사를 들었다. 은사로부터 받은 값진 선물이었다.

임 회장은 경기도수의사회 회원 1500명이 반려동물치료차원을 넘어 ‘작은 수의사회’로서 대한수의사회를 이끄는 선도적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경기도수의사회 연혁.

△1957. 9. 5 수의사법(법령 제412호)의 공포(1956. 12. 26)에 따라 (구)중앙청 앞 경기도청 회의실에서 신의균, 김진두, 홍종순 등이 발기인이 되어 경기도수의사회를 창립하고 사무소를 경기도청 축산과내에 둠.

△1957 초대 김진두 회장 취임

△1959 제2대 김진두 회장 취임

△1960. 6. 30 사무소를 중앙청 창 (구)경기도가축위생시험소로 이전

△1961 제3대 김진두 회장 취임

△1964 제4대 김진두 회장 취임

△1965 제5대 정익용 회장 취임

△1966. 5. 21 사무소를 서울특별시 정동 소재 (구)서울우유협동조합 내로 이전

△1967 제6대 정익용 회장 취임

△1967. 11. 11 사무소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104-41 소재 대한수의사회 회관으로 이전

△1968. 3. 15 사무소를 수원시 팔달로 1가 5 소재 (구)화남가축병원으로 이전

△1969 제7대 정익용 회장 취임

△1971 제8대 정익용 회장 취임

△1973 제9대 정익용 회장 취임

△1974 제10대 정익용 회장 취임

△1975. 10. 10 경기도수의사회관 개관(수원시 교동 50-2)

△1978 제11대 이병도 회장 취임 △1981 제12대 김지인 회장 취임

△1984 제13대 김지인 회장 취임 △1987 제14대 정진흥 회장 취임

△1990 제15대 정진흥 회장 취임 △1993 제16대 임영일 회장 취임

△1996 제17대 임영일 회장 취임 △1999. 2. 24 제18대 우기방 회장 취임

△2001. 5. 25 수원시 권선구 교동 50-2 (구)회관 매각

△2001. 12. 21 경기도수의사회관 신축 준공(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22-8)

△2002. 3. 29 제19대 우기방 회장 취임

△2004. 6. 23 특별사업본부 콜센터(의약품 판매대행 업무)의 운영

△2004. 6. 30 사단법인 경기도수의사회 설립허가

△2005. 3. 1 제20대 백충기 회장 취임

△2006. 7. 13 (주)GVTS 설립

△2007. 10 경기도수의사회관 신축 준공(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19-4)

△2008. 4 제21대 백충기 회장 취임

△2011. 4. 10 제22대 임부빈 회장 취임



임부빈 회장은.

△1982년 수원경성고등학교 축산과 졸업 △1988년 충남대학교 농과대학 수의학과 졸업 △1988년 금산축산업협동조합 동물병원장 △1988년 ~ 현재 백마동물병원 개원 △2005년 ~ 현재 백마동물병원 비육사업부 △1994년 ~ 2006년 화성시공수의사 △2002년 ~ 2005년 경기도수의사회 이사 △2002년 ~ 2004년 정남농협 감사 △2005년 ~ 2008년 경기도수의사회 감사 △2008년 ~ 2011년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2011년 ~ 현재 경기도수의사회 제22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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