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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포문을 다시 열었다. 최 대표는 모 세미나에서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노 대통령의 대북 유감표명에 대해 “유니버시아드 대회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최대표의 발언은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금도(襟度)를 벗어난 것이면서 동시에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불과 취임 6개월 된 현직 대통령이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대통령과 그를 뽑아준 국민을 모조리 비난하고 나선 것은 상식밖의 일이다.
더구나 최대표의 그 같은 발언이 대통령의 대북 유감표명 직후에 나왔고, 또한 그에 대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원내 제1당의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혹시 자신이 참가한 행사에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한 불만은 아니었을까.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최대표가 ‘8.15반김반핵집회’에 참가한 것은 제아무리 개인자격이었다고 해도 적절한 행보는 아니었다. 그 역시 대통령 못지않은 국가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 연말 두 여중생사망사건으로 불거진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들끓었을 당시, 대회 주최측에서는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집회참가를 희망했지만 노 후보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른바 소신행보였다. 반면, 평소 그 문제에 대해 이렇다할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갑자기 두 여중생의 생가를 방문하는 등 뒤늦게 관심을 표했다. 물론 그것이 대선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한쪽은 심정적 동조에도 불구하고 소신행보를 한 반면 다른 한쪽은 소신은 커녕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다.
최대표의 행보가 꼭 그짝이다. 평소 노 대통령의 포퓰리즘적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하더니 정작 자신은 대중집회에 나가 인기에 영합하고 있다. 모순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그래놓고는 난데없이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느니 유감표명이 이해되지 않는다느니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의 말마따나 국민이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게 아니라 한나라당이 대표를 잘못 뽑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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