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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향] 변화와 혁신에 예술인도 예외 없다

 

이 세상에 살아남는 것은 가장 힘이 센 것도 아니다. 가장 지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변화와 혁신의 물결에 가장 적응을 잘 하는 것만이 살아남는다. 격변의 조화를 일으킬 것이라 예견되는 임진년 설날이 지났다. 사실 기대보다는 불안감을 더 불러일으킨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거기에 예술인과 예술단체도 예외일 수 없다.

예술의 원점은 예술인이다. 예술인의 인격이 바로 예술이라는 가치를 창조하는 근원이다. 예술인 자신이 자기계발에도 힘써 질 높은 예술작품 창작을 도모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좋은 예술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넓히고 끌어 올린다. 인간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뻗은 다리가 예술이다. 그 다리를 얼마만큼 건너느냐에 따라 예술향수자 마음 속의 내용이 결정된다. 예술의 힘은 수수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노래 한 곡이 지닌 힘의 크기는 때로는 헤아릴 수 없듯이 말이다.

예술을 통한 소통으로 시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그러한 변화와 혁신이 되어야 한다. 예술인만의 끼리끼리 문화가 아니라 시민을 위로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 예술의 존재이유다. 예술인은 세상의 독성, 부정적 에너지를 제거해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진정성이 보이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예술과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향유욕구는 언제나 높다. 여가시간의 확대,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가치 확산 등에 따라 이러한 욕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어느 곳에서 들은 것 같아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에 그렇다. 시민은 사소한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자신이 받은 세밀한 느낌을 구전(口傳)이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미세한 뉘앙스가 예술작품에 커다란 차이로 작용함을 알아야 한다.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처한 현실이 어떻든 간에, 시민은 예술을 관람할 때 자신의 관점에서 최상과 최고의 것을 추구한다. 한층 치열해진 경쟁상황에서 전문예술인과 전문예술단체로서 차별성을 강조하려는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예술인은 자신의 예술창작활동에 빨간 신호등이 켜지지 않도록 창작혼(創作婚)에 늘 불을 지펴나가야 한다. 늘 새로운 영감을 수혈하면서 말이다.

예술인의 가치는 단순히 기예(技藝)나 경력의 화려함으로 포장될 수 없다. 늘 새로운 창작의 세계를 펼쳐가야 한다. 예술창작의 길은 결코 때거리가 펼치면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혼자서 고독하게 가는 길이다. 예술인은 치열하게 고독과 싸우는 병사라야 한다.

그러함에도 왜 예술인들은 단체를 조직해 모이는가? 친목도모도 중요하지만, 함께 예술의 방향을 모색해 자기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다. 몸도 제대로 가꾸지 않고 정상에 오르고자 하는 예술인과 예술단체장은 비극의 주인공이 될 뿐이다.

특히 예술단체장은 감투가 아니다. 비상근·무보수·명예직이다. 명예스럽게 지역예술발전을 위해 자신의 귀한 시간과 돈과 열정을 쏟아붓는 봉사하는 자리다. 마치 지역의 큰 감투인양, 예술단체장직을 몇 개씩 겸직하는 것은 정말 볼썽사납다.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다. 예술인의 가치를 스스로 높이기 위해서도 그렇다. 변화와 혁신의 파고에 살아남기 위해서도 그것에 연연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

‘어떤 걸작을 그리기보다 그 화가가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 피카소가 남긴 말이다. 예술작품은 ‘바로 그 사람’이다. 진지한 사유(思惟)를 통해 예술향수자가 감동·감화하는 예술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오케스트라의 철칙은 함께 시작하고 함께 끝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예술인과 예술단체, 결코 무풍(無風)지대가 아님을 자각하고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 그것이 임진년 흑룡의 해에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명제다.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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