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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연애하는 새-쌍소문 수막새

 

경주 월지 신라의 진흙구렁 속

막새기와에 갇힌 새 두 마리

손을 내밀어 꺼내려 해도

본 체 만 체 주둥이를 맞대고 꼼짝 않는다

발가락을 서로 엉킨 채 깨금발로 서서

무슨 비밀스런 말씀이라고

풀이파리 하나로 주둥이를 가리고

무슨 비밀스런 사랑이라고

부리를 물고서 수작을 벌이는지

기왓장 한 귀퉁이 슬그머니 깨지는 것도 모르고

천 년 동안 절정에 든

새들의 연애질

기와는 비몽사몽이다

<시인 소개> 1958년 서울 출생 명지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한국미술사 전공 1991년 <시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격포에 비 내리다> <나무 안에 잠든 명자씨>, 산문집 <황홀-시와 그림에 사로잡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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