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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를 어쩌나!!

 

대통령 임기를 1년쯤 앞두면 신문이나 방송에 레임덕(lame duck)이란 말이 자주 오르내린다. 직역을 하면 -절름발이 오리- 미국에서 나온 정치풍자 용어인데,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책을 펴는데 일관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비꼰 말이다

우리도 ‘낙동강 오리 알 신세’,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이런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조상들도 오리에 대한 인상은 별로인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일까? 하기야, 오리가 물위에서는 우아하게 헤엄질 하지만 땅 위에서 뒤뚱거리는 모습은 보는 이, 웃음을 자아낸다. 수상(水上)과 수하(水下)의 모습이 달라서 천덕꾸러기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 다닐 때 중국인으로부터 곤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신 나라 대통령이 곧 감옥에 간다면서? 어떻게 대통령을 지낸 사람을.” 그네들로서는 상상 못할 이야기인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잘못이 뚜렷하면 대통령 할아버지도 감옥 갈 수 있다고 대답했다.

중국인이 한참이나 있더니 “우리 인민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등소평 동지입니다. 반면에 모택동 주석은 사후에 매우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참모들이 천안문(天安門)에 크게 붙어 있는 모 주석의 초상화를 걷어 내자고 건의했답니다. 이야기 도중에 등소평 동지가 불같이 화를 내며 역사(歷史)를 지우려 하느냐? 앞으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자, 인민의 적으로 간주하겠노라-” 맞다! 그것이 역사이거늘....... 할 말을 잊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10명이다. 그 중에 흉한 꼴 보지 않은 사람이 몇인가? 사가(私家)에서도 쉬쉬하면서 창피할 정도의 액운(厄運)의 역사를 남겼다.

경로당 할아버지 인상인 미국의 32대 루즈벨트 대통령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미국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이라고 평가받지, 당시엔 진한 애증(愛憎)의 평가를 받았다.

대공황이란 엄청난 파도를 맞았을 때 뉴딜정책으로 위기를 넘겼다. 뉴딜정책이란 관(官)주도 정책이다. 5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한숨 쉬고 있을 때 홍수 조절사업을 위해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청년들에게 일급(日給)을 주면서 일을 시켜 그나마 숨통을 틔었다.

그리고 2차 대전의 승리, 미국의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한복판에서 선장 노릇을 멋지게 했다. 개성이 강한 미국 백성들이 군소리 없이 따라와 주었을까? 턱없는 소리! 소아마비 환자라는 신체적인 약점과 함께 노망이니 별별 소리로 흉뜯었다.

그는 진정한 소통을 시도했다. 유명한 노변좌담(Fire side chat) - 난롯가에서 나눈 정다운 이야기, 매주 빠짐없이 진행한 라디오방송은 임기동안 무려 1천번이 넘었다.

그때 유명한 연설대목은 아직도 모두들 기억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일 뿐입니다.” 힘들어 하는 요즘 젊은이들 벽에 써 붙여놓고 음미해도 좋을 말이다.

요즘 복지 정책의 방향에 대해 말이 많지만 “국가 발전의 기준은 부유한 사람에게 더욱 많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고 없는 사람에게 충분히 주는 것이다.” 얼마나 명쾌한가? 이래서 4선의 영광을 거머쥔다. 그는 힘들어 못하겠다고 측근들에게 자주 불평을 했다. 격무(激務) 때문이 아니고 대통령이란 고도의 윤리성이 요청되는 책무이기 때문에…….

공직자에게는 공직윤리, 노동자들은 노동윤리, 그리고 기업윤리를 대통령께서 강조했다. 그러면 대통령의 윤리는 어떤 것일까? 아마 틀림없이, 넓고도 깊을 것이다.

/김기한 객원 논설위원·前 방송인 예천천문우주센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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