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달라져야 할 감사의 계절

도로변의 벼이삭들이 어느덧 황금물결을 이룬다. 그러나 풍년을 기대하던 농심은 시름에 차 있다. “처서(處暑)에 비오면 흉년든다”는 말을 실감하는 듯. 지난주부터 퍼붙기 시작했던 중부지방의 집중폭우가 그칠 줄을 모른다. 때가 되면 저절로 고개숙일 벼이삭들이 폭우에 시달려 고개 아닌 허리가 꺽이고 있다.€
폭우를 걱정하는 건 비단 농부 뿐 아니다. 제방이 무너질세라 밤잠 설치는 저지대 주민들, 산사태를 우려하는 산마을 사람들, 이재민 구호와 수해 복구대책에 여념없는 공무원들의 표정 또한 어둡긴 마찬가지다.
이즈음 공직사회에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각종 감사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하루종일 민생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가 하면, 한편 밤을 세워 국정감사자료를 작성하는 일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진절머리가 나기도 하지만 공직자의 사명감으로 지탱해 오던 터다.
이렇게 9월부터 본격화되는 각종 감사는 대략 연말께나 돼야 그 끝이 보일 정도다. 직상위(直上位) 기관 감사에서부터 행정자치부 감사, 감사원 감사, 국회 국정감사 등등…. 그래서 공직사회의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올해의 감사 시즌은 여느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될 듯하다. 근래 공무원직장협의회가 피감기관인 공직사회가 맹목적이며 무분별한 감사에 대해서는 감사거부를 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연 지자체의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의 적절성 여부다. 일찍이 공직협과 지방의회가 광역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도 지방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 중단을 공식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 또한 국회의 광역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폐지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국회와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국가의 예산을 집행하는 공직사무에 대한 감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방분권을 부르짖는 이 시대에 지방자치사무에 대해서까지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사사건건 감사자료를 요청하며 감시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뿐이다. 지자체에서 ‘감사’ 아닌 ‘부당한 감시’에 대해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