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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문화] 아트센터의 존재감

 

그동안 필자는 참으로 많은 아트센터를 벤치마킹했다. 벌써 이 일을 시작한 지, 20년. 그러나 아직도 아트센터에 대한 갈증이 깊다. 생각해 보면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아트센터는 지방재정이 지속적으로 어려워지는 관계로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하나의 커다란 애물단지 건물로 존재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해 질 것이다. 최근 지방 문예회관 관계자들이 필자가 근무하는 아트센터를 방문했다. 그들을 만났을 때 너무나 놀랐던 것은 전혀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예회관 공정을 다 마무리하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공사가 다 끝난 지금에야 자문해달라고 한다. 이래서는 지역에서 지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아트센터의 공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책임자급 2명(기획, 기술)은 최소한 필요한 인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건설에 관련된 경비도 줄일 수 있고, 향후 운영하는 데 있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행정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필자가 지적한 이 부분을 받아들인 지방의 문예회관에서 전문가급으로 기획과 기술 각 1명씩을 채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열린 사고에 참으로 고마웠다.

흔히들 아트센터의 운영과 일반 공공시설의 운영은 전혀 다르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막상 다 준공을 하곤 그때부터 고민에 들어간다. 아트센터의 운영은 장치산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그리고 5년이 지나면 막대한 보수비용과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 그만큼 정확한 운영 방향과 목표가 없으면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으며 존재감 없는 하나의 공공시설에 불과하게 된다. 지역민들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예술놀이터를 지향하고 이를 통해 아트센터 직원들의 지역민들에 대한 봉사정신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친절 그 이상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는 배려가 아트센터 곳곳에 묻어나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지역 공립시설인 아트센터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부담 없이 만남의 장소, 그리고 커뮤니티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민들의 탁아소, 계모임도 할 수 있는 공간, 지역 예술가에게는 문화예술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 시민들이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감성을 훈련받고 또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창조시설로서의 매력, 다시 말해 지역 예술동아리 활동도 아트센터 곳곳의 연습실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다.

그리고 미래의 관객인 청소년, 어린이들에게는 신나는 예술적 체험을 통해 지역의 자부심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감동충전소로서 해방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 예술기관이 될 때 문화예술을 통한 ‘유쾌한 소통’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필자가 재직하는 아트센터가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에게, 자습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열린 공간으로서 그리고 도시락도 이 열린 공간에서 먹을 수 있어야 진정한 존재감을 갖는 공공시설로서 아트센터가 아니겠는가.

필자가 재직하는 아트센터에서 이러한 ‘존재감이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올해 처음 시도하는 것이 피크닉 콘서트이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역민과 ‘교감’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곳 잔디마당으로 마실 나오듯, 유모차를 끌고 와서 동내 분들과 담소도 나누고 친구들과 도시락도 먹으며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마을 유토피아’가 됐으면 좋겠다.

/조경환 부평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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