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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승진도 퇴장도 아름답게

 

하남시가 지난 2일 4급 서기관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민선 5기들어 4번째 서기관 승진인사 였다. 2년여 사이 5명이 서기관으로 승진하고, 그 가운데 서기관 4명이 자리를 떴다. 이제 민선 4기 승진인사 가운데 남은 사람은 유홍종 주민생활지원국장 한사람 뿐이다.

하남시는 그동안 서기관 승진인사를 통해 적잖게 인사적체를 해소했다. 워낙 인사적체가 심해 하남시로서는 고육지책이었음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그런데 서기관 승진인사와 둘러싼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시 승격 이래 최초의 기술직 서기관이 된 안동규 전 개발사업단장은 6개월짜리 였다.

그는 당초 약속(?)대로 6개월만에 자리를 그만뒀다.

이에 앞서 민선 4기 정연수 전 국장도 6개월짜리 였다. 이교범 시장이 취임 이후 첫번째 서기관을 달아준 사람은 전 주민생활지원국 양홍준 국장이었다. 양 전 국장은 성실하고 근면한 전형적인 공무원이었다. 윗 사람의 말을 거역하는 법도 없고, 누구를 함부로 탓하는 사람도 아니다. 일의 능률이나 결과를 떠나, 오로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복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연말이 가까워지자 그를 둘러싼 이상한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연말에 자연스럽게 그만 둘 줄 알았던 그가 계속 자리를 지킨다는 이유에서다. ‘올 초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갔다.

심지어 ‘전체 공직자들이 양 전 국장의 입장을 목 빠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는 그렇게 우역곡절을 겪으며, 11개월여 만에 자의에 의해 공로연수의 길을 떠났다. 하지만 양 전 국장이 지난 연말까지라는 근거는 아무데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공직사회는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각종 말들이 쏟아졌다. 이제까지 4급의 퇴장을 놓고 이렇게 말이 말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양 전 국장의 조기퇴장론은, 적어도 하남시청내에서는 큰 관심거리였다.

4급은 공직을 떠나는 5급들에게 백미(白米)와 같은 존재다. 그래서 4급 승진에 목을 메고 있는게 공직사회 현실이다.

승진도 퇴장도 모두 축제 분위기속에 이뤄졌으면 한다.

/이동현 동북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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