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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주 5일제, 아름다운 시작을 위해

 

3월부터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초·중·고 학교들이 주 5일제 수업을 전면적으로 시작했다. 1998년 주5일 수업 대비 법령을 정비하고 연구학교 운영, 격주 주5일 수업 운영도 몇 년간 했으니, 주 5일제의 정착을 위한 노력과 역사도 그리 짧은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주 5일제 수업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는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육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은 프로그램 수, 예산, 홍보가 부족하다. 3월을 앞두고 일부 지자체에서 급하게 홍보에 나섰지만 제대로 학부모 가정까지 전달됐을 지 의문이다.

주 5일제가 아름답게 시작하려면 학교는 주 5일제 수업에 대한 연구를 더 해야 하고, 지자체는 나서서 주 2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일선 학교는 주 5일 수업 대책보다 토요 프로그램 만들기에 바쁜걸 보면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주 5일제 수업 시행의 목적이 무엇인가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바람직한 모습으로 주 5일제를 아름답게 시작할 수 있다. 주 5일제는 삶의 질을 높이고 일(학습)과 노동에서 해방돼 좀 더 인간적으로 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그런데 아쉽게도 사교육 업체들은 주말 특강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고, 일선 고등학교에서 주말 학습 강좌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학원의 주말 특강 수강이나 학교에서 마련한 학습 강좌 수강으로 학생들에게 더 큰 학습 부담과 수강비 부담을 준다면 주 5일제는 안하는 것만 못하다.

주 5일제를 아름답게 시작하려면 학교에서 절대 주말 프로그램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주 5일제를 계기로 학생들이 학습에서 한 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열된 학습과 지독한 경쟁에서 해방돼 새로운 청소년 문화가 봄에 새싹 돋듯 돋아나게 해야 한다. 학생들을 자꾸 학교로 끌어들일 것이 아니라 학교 밖 넓은 공간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자연과 벗 삼아 친구들과 벗 삼아 꿈과 호연지기를 길러야 한다. 그래야 학교폭력도 줄어들고, 건강한 학생문화도 살아날 것이다. 나아가 주 6일 동안 하던 수업을 그대로 주 5일 동안 하라는 것은 주 5일제의 진정한 뜻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주 5일제에 맞게 학습내용과 수업시수를 과감하게 감축해야 한다.

주 5일동안 수업에 대해 학교가 노력할 일이라면 나머지 주 2일은 자자체와 지역사회에서 노력할 일이다. 지자체와 지역사회는 지역의 여러 단체와 지역사회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해 폭넓은 연계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사회성과 여가활용 능력을 한껏 기를 수 있다. 또한 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개발로 가족의 유익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정부도 주5일제 시행을 좀 책임 있게 하려면 교육복지에 재정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보편적 교육 복지차원에서 초·중학교 의무교육에 걸맞게 책임져야 하며, 무책임하게 수익자 부담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경기도의 많은 지자체에서 주 5일제 수업을 앞두고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하고 있다. 광명시가 운영하는 토요 학교는 텃밭 가꾸기, 생태체험, 독서, 문화예술 등 12개 프로그램이 있고 이후 예산을 더 확보해 리더십 교육 등 23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양주시 평생교육원에서는 2012년에 7억7천여만 원의 예산을 책정해 초등학생에게 ‘꿈 샘 비전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도서관에서는 학부모 및 초등생을 대상으로 ‘자기주도학습 가족캠프 Dream is now hear’ 등 17개 강좌 주말체험학교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고 한다. 앞으로 더 풍성해지고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덕연 안양 명학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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