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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현장] 국민을 위해 ‘다산 정신’ 경찰 깨우쳐야

 

수사를 펼쳐야 할 경찰의 고위간부들이 줄줄이 비리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다. 경찰청의 홍보담당자로서, 경찰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 3월은 잔혹한 달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목민관(지방 행정관)을 폈다. 공직에 처음 부임하는 순간부터 그 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각 단계마다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과 세부적인 행동요령까지 망라한 목민심서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체계적인 공직자의 바이블(Bible)이다.

목민심서는 12강 72조라는 방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정신을 꼽자면 그것은 바로 공직자의 ‘청렴’이다. 정약용 선생은 ‘청렴하지 않고서 능히 목민(牧民)을 할 수 있었던 자는 지금까지 한 사람도 없었다(不廉而能牧者 末之有也, 부염이능목자 말지유야)’라고 단언한다. 과연 청렴하지 않은 공직자가 크게는 국민을 위해 작게는 본인의 조직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시대를 넘어 현재에 이르러서도 교훈을 주는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공직자들 중 최고로 청렴한 조직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조직으로서 한 개인의 비리는 단순히 개인적 이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호를 받아야 할 피해자가 덜 보호를 받게 되고, 처벌을 받아야 할 피의자들이 약하게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국민의 권리와 인권과 연결되고 나아가 국가적인 법질서와도 연관된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대다수의 의식있는 경찰관들의 노력으로 경찰의 청렴도는 괄목하게 향상됐다. 경찰청에서 공개한 ‘경찰관의 의무위반행위’ 통계를 보면 금품수수 및 횡령으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2011년 총 9건으로 2010년 49건에 비해 81.6%, 지난 5년 간 평균인 83건 보다 89.2%가 감소했다. 정부기관별 부패방지 노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11년도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지난해 39개 정부기관 중 11위를 차지, 2010년도 33위에서 무려 22계단이나 급상승해 ‘최고 개선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이런 시점에서 경찰 고위간부들의 비리사건은 안타깝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상급자의 몸가짐을 언급하며 “하급관료들을 단속하는 근본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규율함에 있다. 자기 몸이 바르지 못하면 아무리 명령을 내려도 제대로 행해지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청렴하지 못한 지휘관이 어찌 부하 직원들에게 청렴하라고 할 것이며, 어떤 직원들이 그 지휘관을 따르겠는가. 경찰 조직이 신뢰받는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근본은 청렴이다. 특히 경찰 지휘부, 고위간부의 청렴은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청렴한 사람만이 승진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검증돼야 함은 물론이다. 엄정한 인사정의 관리시스템을 통해 지휘관으로서 엄격하게 조직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국민은 좀도둑을 못 잡은 경찰은 용서해도 부정·부패한 경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국민을 위해 청렴하지 않은 구성원은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도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청렴하지 못한 자는 발붙이지 못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청렴인식이 공직사회에 미칠 수 있도록 국민이 여론을 조성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친척, 친구, 선·후배 중에 경찰관이 있다면 더 이상 어떠한 혜택을 바라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음주운전은 물론 최근에는 단순한 사건관련 문의도 공식적으로 청문감사기능을 통하지 않으면 징계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신뢰받는 경찰은 절대 경찰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대한민국의 경찰은 ‘국민의 경찰’을 꿈꾼다. 부모와 자녀 앞에 당당한 경찰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경찰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청렴’을 가슴깊이 새기고 국민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신뢰를 쌓자.

/오승훈 경찰청 대변인실 온라인 소통계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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