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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꾼으로 전락한 야구심판

야구 심판이 뇌물에 눈이 멀어 승부를 조작했다면 이는 스포츠가 아니라 야바위꾼과 다를 것이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병들어 썩더라도 스포츠만은 그렇지 않기를 바랬던 국민들의 기대를 송두리째 저버린 사건이 터졌다.
사건 주모자는 경기도야구협회에 소속한 3명의 심판들로서 이들은 ‘제3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와 ‘소년체전’에 출전한 특정 학교의 야구감독과 학부모들로부터 현금 뇌물과 향응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결국 뇌물공세를 편 학교가 승리하고, 뒷거래가 있은지도 모르고 최선을 다한 팀은 패배를 맛보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고약스러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에 입건된 3명의 심판들은 경기전에 심판조작을 모의하고 뇌물과 향응을 함께 공유한 소위 ‘3인방’이었다는 점이다. 당시의 경기는 현장에서 보지 않았어도 조작 심판의 모습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다. 분명한 스트라이크를 볼로 처리하고, 세이브를 아웃으로 선언하는 등 그야말로 심판의 탈을 쓴 저승사자와 다를 것이 없었다. 결국 뇌물을 먹인 팀은 12명이, 뇌물을 안 쓴 팀은 9명이 싸운 셈이니까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심스럽고 저질스럽기는 감독과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감독은 야구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신사정신과 인격도야를 지도하는 것이 본분인데 팀을 8강에 들게 해서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사악한 욕심 때문에 지도자로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양식마져 저버렸으니, 그는 이미 감독이 아니라 인격자이기를 포기한 시중잡배나 다름이 없다.
특히 학부모들의 후안무치(厚顔無恥)는 할말을 잊게 한다. 자식이 야구선수로서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했다면 훈련을 통해 기술을 연마시키고 그 과정을 통해 스포츠정신에 투철한 인격자가 되도록 독려했어야지, 뇌물로 심판을 매수하려 한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경기도야구협회의 책임도 크다. 사악한 ‘3인방’이 조작심판을 벌이는데도 눈치를 못챈 것은 야구협회의 자체 감찰기능이 없거나, 있다해도 있으나마나 했다는 증거다. 따라서 협회 관계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협회를 일신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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