蝸牛角上之爭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다
아무런 이익도 없는 하찮은 행동을 하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보내는 교훈이다.
장자는 하찮은 일로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이는 것을 보고 ’달팽이 더듬이(뿔) 위에서 싸운다’고 비유했다. 옛날 달팽이 왼쪽 뿔에 나라를 세운 자가 있었는데 이를 촉(觸) 씨라 했고, 또 오른쪽 뿔에 나라를 세운 자가 있었는데 이를 만(蠻) 씨라 했다. 촉 씨와 만 씨 두 나라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움을 했는데 매우 좁은 곳에서 영토를 얻고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장자가 위나라 혜왕에게 달팽이를 아느냐고 묻자,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달팽이가 얼마나 작은데 나중에 혜왕이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깨닫고 장자에게 “당신은 위대합니다. 어떤 성인도 그대보다 위대하지는 않을 것”이라 했다.
백거이의 시에도 ‘와우각상쟁하사 석화광중기차신 수부수빈차환락 불개구소시치인’(蝸牛角上爭何事 石火光中寄此身 隨富隨貧且歡樂 不開口笑是癡人)로, ‘달팽이 뿔 위에서 싸워 무엇하리. 부싯돌 번쩍이듯 찰라를 사는 몸 부귀든 빈천이든 그대로 즐길 일 크게 웃지 않는 그가 어리석은 자라’는 명시가 있다.
이 세상 바닥 위에는 일분일초 안에도 이런 하찮은 싸움들이 일어나고 그 싸움이 결국 등을 돌려 갈라지고 찢어지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하물며 모두가 나만 알고 나만 챙기려는 데서 발단이 일어나는 것이니, 상대를 바라보고 상대의 입장에 서서 양보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겨났으면 한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