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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민생치안, 이대로는 안된다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으로 전국이 들끓고 있다. 지난 1일 조선족 오 씨가 귀가하던 한 여성을 계획적으로 납치해 성폭행을 시도하고 살인 및 시신훼손을 자행한 극악무도한 범죄가 발생했다. 문제는 납치된 여성이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몰래 112센터로 신고를 했는데, 1분 20여초 동안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계속 주소지만을 물어보며 시간을 허비하다가 위치 추적도 못해 피해자는 결국 13시간 만에 싸늘하게 훼손된 시신으로 돌아왔다.

이번 사건은 초동수사부터 수사 브리핑까지 경찰이 얼마나 무능력하고 뻔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특히 경찰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은 거짓말. 처음에는 초동수사 부실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와 통화 시간이 15초 밖에 안 돼 사건 발생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12와 통화한 시간이 80초였던 것으로 드러났고 피해자는 ‘지동초등학교와 못골놀이터 중간’이라고 밝히는 등 위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80초 동안의 통화 이후에도 6분 이상 전화가 연결돼 있던 사실도 공개됐다. 또 수사결과 피의자 오 씨는 피해자를 테이프로 묶어 놓은 후 한 숨 잔 뒤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니 초기 대응과 초동 수사만 잘 이뤄졌다면 소중한 생명을 충분히 지킬 수 있었는데, 정말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다.

결국 지난 9일 조현오 경찰청장과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사실 경찰의 업무 과다에 대한 지적은 적잖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민생치안에 대한 충분한 인력 배치가 이뤄지지 않고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니 이러한 사태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 의원은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아랫물이 이렇게까지 흐려지게 된 것은 바로 윗물이 맑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까지 나서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으로 감찰하는 데 공권력을 남용하는 나라가 지금 2012년 대한민국 정부의 모습이다. 정보기관의 수뇌부와 경찰 수뇌부가 집권 세력의 사찰정치, 정보정치에 동원되고 그것으로 고위급 간부들은 이익을 얻거나 정치권에 줄을 대려고 전전긍긍인 나라가 돼가고 있다. 국민을 지켜달라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힘없는 국민 뒷조사나 하는데 쓰고 있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이같이 수뇌부가 자기 이익과 출세에 눈이 멀어 이런 것들에만 신경 쓰는 사이 우리 능력 있는 일선 경찰들은 넋이 나간 사람 마냥 눈에 보이는 실적만 좇고 민생치안은 구멍이 뻥뻥 뚫리고 있는 것이다.

동두천도 지난해 9월 24일, 동두천 미2사단 잭슨 이병이 동두천 시내 고시텔에 잠입해 10대 소녀를 대상으로 무려 4시간동안 볼펜과 라이터를 이용한 엽기적인 성폭행을 자행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이 때도 경찰은 초동수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수 일이 지난 후에서야 언론과 지역사회가 이 사건에 뒤늦게 대응하게 되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 경찰은 결코 무능하거나 무성의하지 않다. 다만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정부와 경찰 수뇌부가 문제다. 눈에 보이는 실적에 매달리고 정부와 고위 관리 눈치나 슬슬 보면서 국민 뒷조사하는데 쓸 에너지를 힘없는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민생치안에 쓸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새롭게 태어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심화섭 동두천시의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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