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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시금털털한 개살구

 

교과부에서 수도권 편입학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지역대학 발전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연 2회로 뽑던 일반편입 모집 횟수가 1회로 줄어들고, 한 학년 전체 입학정원의 5% 이내, 모집단위별로는 입학정원의 10% 이내의 규모에서 모집하던 학사편입 정원은 전체 2%, 모집단위 4% 이내로 축소됩니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지역대학은 학교 공동화 문제가, 수도권 대학은 교육여건 악화라는 문제가 가중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편입학이라는 제도를 지방대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가는 ‘통로’로 본다면 이렇게 막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도권에 있는 많은 학생들이 지방대에 갔다가 다시 수도권으로 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현실로 볼 때 이 방안은 효율성이 의심스럽습니다. 기회를 잃어버린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재도전이죠. 아예 지방대에 진학하지 않고 재수를 선택하게 됩니다.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도권 수험생들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 현실에서 편입이라는 ‘기회’를 막아버리는 일이 과연 그럴 듯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학교 현장에서 진학지도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지방대를 권하면서 꼭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편입 준비를 잘 해보렴. 이제는 이런 말을 할 수 없으니 수도권 대학들은 경쟁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방대는 더더욱 비겠죠. 사실 학생들을 지방으로 보내면서 선생님들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습니다. 하지만 지방대에 간 우리 아이들이 그곳에서 재능을 발견하고 잘 적응해 새로운 길을 찾아낼 때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몇 년 전, 군산에 있는 한 대학에 간 친구는 그곳 교수님의 각별한 관심으로 두각을 나타내더니 자매결연 학교인 영국에 가서 2년 동안 공부를 하고 귀국했습니다. 취업은 당연히 됐구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있지요.

그럼 방법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이 지방대에도 기꺼이 갈 수 있는 유인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각 지역에서 잘 가르치는 대학을 개혁의 중심 거점대학으로 선정해 혁신대학의 모델로 육성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잘 가르치는 대학을 개혁의 중심 거점대학으로 선정해 혁신대학의 모델로 육성해야 합니다. 즉, 권역별로 하나씩의 서울대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대를 하나씩 만든다는 것은 비유적인 표현으로, 국공립대와 사립대 중 특정 대학을 혁신대학으로 지정해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한 후, 이 대학을 중심으로 권역별 대학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합니다. 대학 네트워크란 대학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협력해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음으로 이렇게 형성된 대학 네트워크에 대해 서울대 수준 이상의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합니다. 혁신대학은 우리나라 대학교의 나아가야할 길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대학이며, 모델링할 수 있는 대학을 의미합니다. 혁신대학은 점수가 높은 학생을 데려오는데 관심을 기울이기보단 들어온 학생의 잠재 능력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대학입니다. 기업들이 기존의 학벌과 대학서열주의에 연연하지 않고 졸업생의 역량과 자질을 순수하게 평가하면서 혁신대학을 좋게 평가한다면 취업률이 높아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선순환 구조를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초·중·등교육에서 경기도 혁신학교가 보여주는 성공 가능성을 대학에서도 적용 방안을 탐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을 유인하는 정책을 펴야 합니다. 편입을 막는다고 그게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끌리는 매력이 없으면 어떤 정책도 시금털털한 개살구죠.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특정한 학과 같은 경우는 전국 어디라도 좋으니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각 지역마다 그 대학이 지닌 매력이 사람을 끌 만하면 분명 몰려듭니다.

/김덕년 안산 선부고 교사 경기도진로진학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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