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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수원천 맑은물 다시 흐르네

 

● 수원천 복원공사 완료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남북으로 흐르는 수원천이 21년간 입고 있던 콘크리트 옷을 벗고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됐다.수원천은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자연 생태하천으로의 기능을 잃어버려 복개 사업으로 지동교~매교 구간을 도로와 주차장으로 이용됐지만 일부 복개구간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해 1995년부터 복개공사 중단과 함께 수원천 옛모습을 찾기에 나선 것.이에 시는 복개 공사가 중단된 경기교~매향교 2.3㎞ 구간을 1998년말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한데 이어 매향교~경부철교 3.5㎞ 구간 복원도 2001년에 마쳤다. 그리고 2009년부터 시작된 마지막 복개구간인 지동교~매교 780m 구간 공사를 마무리하면서 수원의 상징이자 젖줄을 재탄생시켰다.

▲복원된 수원천을 걷다

주말을 이용해 복개구간 시점인 매교에서 경기교로 향했다.

매교 진입로에 들어서자 2009년 초만 해도 콘크리트로 막혀 어두컴컴하고 기피장소였던 곳이 맑은 하천과 나무들이 어울러져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하천 양 쪽의 옹벽은 깔끔한 판석으로 녹지공간을 극대화하고 있고, 수원화성과 어울러진 석각물들이 눈에 띄었다.

산책로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겸용하게끔 만들어놔 자전거를 타고 시장을 나온 시민들을 배려이 곳곳에 눈에 띄었고, 바닥은 경화흙으로 깔려 있어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자연있는 그대로의 하천을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산책로 양옆에는 버드나무와 벚꽃들이 늘어서 있고 나무 사이사이에는 봄을 기다린 듯 꽃을 피우려는 새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물이흐르는 저수호안에는 딱딱한 돌재료 보다 식생매트공법이 적용돼 식물이 우거져 있었다. 또 중간마다 징검다리가 형성돼 있어 옛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영동시장이 보이는 영지교를 지나자 다른 구간보다 물 속을 훤히 내다볼 수 있었는데 물속에는 떼지어 다니는 송사리와 잉어들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어느새 하천 주변경관을 둘러보다보며 걷다보니 지동교에 도착하자 전방에서 아직 공사중인 남수문이 눈에 들어왔다. 내달 준공을 목표로 복원 공사인 관계로 지동시장으로 올라와 우회해 돌어가야 했다. 지동시장을 찾은 일부 시민들은 공사중인 남수문에 눈을 떼지 못한채 지동교에 옹기종기 모여 공사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이들도 많았다.

지동시장을 지나 다시 수원천변을 걷자 매향교부터는 복원된 지동교~매교와는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물이 흐르는 하천 양옆으로 갈대들이 우거져있었고 산책로 양옆에는 야생화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방화수류정을 지나 경기교로 향하는 내내 수원천변은 시민들의 익숙한 산책공간으로 자리잡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느새 걷기시작한지 2시간이 훌쩍 지나 경기교에 도착했다. 걷기에만 전념하면 더 빠른 시간안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지만 오랜만에 도심속에 자리잡은 자연하천을 걸을 수 있어 마음도 발걸음도 느긋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복원된 수원천은 서울에 있는 청계천과 같이 복원된 한천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청계천과는 확연히 다른 것들이 있었다.

청계천은 여러 콘크리트와 대리석, 블록 등으로 인위적으로 아름다운 하천을 만든 것에 반해 수원천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원화성과 주변 자연경관들이 어울러진 자연 있는 그대로의 멋이 마음에 와 닿았다.

▲물의 도시 수원, 재탄생하다

수원천은 총 길이 16㎞로 광교산 582m에서 발원해 장안구와 권선구, 팔달구를 걸쳐 황구지천으로 흘러드는 대표적인 도시형 하천이다. 수원천은 현대 도시의 하천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자연형 하천이지만 70년대부터 급속도로 진행된 도시화로 인해 오염돼 흉물로 전락해 복개 되기도 한 곳이다. 불과 20년 동안 한국 사회가 겪은 변화를 수원천 또한 그대로 겪은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의 하천정비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면서 도심한천 복원과 문화재 보존에 대한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수원천되살리기 시민운동본부가 결성되고 시민서명운동과 토론회 등을 통해 수원천 복원의 중요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1996년 수원성곽 보호를 위한 수원천 복개공사 중지를 통보하게 되고 이듬해 수원시의회는 임시회를 통해 수원천 복개공사 철회를 전격 발표하게 된다.

이후 시는 시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수원천 상류구간에 수원천 옛모습 찾기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경기교부터 매향교까지구간을 자연석과 자연초지 등으로 활용해 자연하천으로 복원하게 됐다. 이후 자연형하천 조성 2단게인 매향교~경부철교 복원사업도 진행하게 되면서 2009년 7월 시작된 매교~지동교 구간을 자연형 하천으로 바꾸는 공사를 지난 3월 완료하게 됐다.

무엇보다 수원천 복원은 시민의 주도로 이뤄진 대표적인 거버넌스행정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대도심 도심 한가운데서 진행된 공사로 환경문제, 교통문제, 주변상인들의 반발 등의 갈등요소를 극복하고 110만 시민들의 양보와 협조로 이뤄낸 성과이기도 하다.

특히 수원천 복원 공사 중에도 통행의 불편함을 참아주고 영업활동에 지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조를 한 지동시장,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등 수원천 주변 상인들의 절대적인 협조도 한몫을 했다.

이번 수원천 복원은 수원천은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또 하나의 자연환경 문화재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대리석으로 치장된 길게 누운 어항이라는 절하된 평가를 받아온 청계천과 달리 수원천은 생태복원을 위한 자연형 하천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수원천은 역사 문화재인 남수문 복원과 연게해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조화를 이룸과 동시에 하천의 생태성 정온성 유지로 타도시의 하천복원사업과 차별화를 시켰다.

▲수원천 복원으로 기대효과·남은 과제

이번 수원천 복원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사회문화적 편익과 환경개선편익, 관광객유치 와 그에 따른 고용효과, 전통시장의 활성화 등 연간 총 918억에 이른다.

수원천 복원을 통해 수질정화 효과로 인한 인위적 수질정화노력이 영향이 미칠것이고 하천이 복원되면서 주변 기온이 1~2도 내려가는 도시 열섬 냉각효과로 인해 여름철 냉방 에너지 절감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녹지조성등으로 인해 탄소배출권의 확보와 바람길 형성으로 대기오염물질 농도 저감과 함께 온실가스 저감 효과 등 도심 대기환경 변화를 예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수원천은 친환경적 여가공간으로서 시민들의 문화 예술 표현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며 이로 인한 예상 관광객 수는 매년 250만여명으로 추산되며 이로인해 수원천을 찾는 사람들이 주변 전통시장을 쉽게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오랜시간 어둠속에 해맸던 수원천이 재탄생한만큼 앞으로 어떻게 보존하고 가꿔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한다. 지속적인 하천환경정비를 통해 생태하천으로 발전시키고, 친수위주기능보다 동식물의 생태계 순환하천으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원천을 지키고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110만 수원시민 모두가 이용자이자 관리자, 감시자로 주체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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