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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 불긍세행종루대덕

不矜細行終累大德

자잘한 일을 한 것 가지고 자랑하다간 결국 큰 덕을 허물게 된다

사서오경 중 서경(書經)에 나오는 글이다. 하찮은 일을 손대면 그동안 자신이 쌓아 올린 덕까지 흠집이 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다.

중국 은나라 때 이야기다. 은나라 무왕에게는 사람만한 큰 개가 있었다. 무왕은 개를 좋아해 잠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개하고 시간을 보내는 데 빠져 있자, 대신으로 있던 그의 동생 소공(召公)이 한낱 동물에 빠져 국정을 돌보지 않은데 대해 무왕을 향해 시 한수를 남겼다.

“아아 아침부터 밤까지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되나니 조그만 일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큰 덕에 누를 끼치게 되리니 아홉길의 산을 만들면서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 공이 무너진다네.”

사소한 일이라고 삼가지 않고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겨 국정을 소흘히 하다보면 어렵게 쌓아 이룩해 놓은 나라도 무너지게 될 수 있다는 경고 이었던 것이다.

장자(莊子)는 말한다. 어떤 사람을 진인(眞人)이라 말하는가. 옛날의 진인은 불행한 운명을 만나도 거슬리려 하지 않았고, 성공했어도 자랑하지 않았으며 일을 부려도 모함함이 없었다. 이런 경지에 이른 사람은 비록 실수를 해도 후회함이 없고 일이 뜻대로 돼도 우쭐해하지 않는다.

또 이런 사람은 높은데 올라가도 겁내지 않고,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불에 들어가도 뜨거운 줄을 모른다. 곧 영달해도 그 지위를 명예로 생각지 않고 궁핍해도 그 경우를 수치라 여기지 않는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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