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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문화] 피크닉 콘서트, 그 희망의 프로젝트

 

지난해 선보인 ‘거리야 놀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단위의 관객들의 많은 참여에 보람을 느꼈다.

1%의 예술애호가가 아닌 지역민 모두가 함께하는 예술축제. ‘피크닉 콘서트’가 바로 그것이다.

필자가 재직하는 아트센터에서는 매해 하반기에 ‘로비음악회 12시 15분’을 무료로 진행한다. 크리스마스에는 직원 모두가 산타가 돼 관객들을 맞이한다. 지난해 구세군악단 공연이 끝나고, 찾아준 관객들에게 “2012년에는 피크닉 콘서트를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 문화예술의 향기를 나눠 드리겠다”고 전했다.

그동안 인천 부평의 거리를 참으로 많이도 걸었다. 걸으면서 과연, 지역 특성에 적합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필자가 재직했던 국립극장의 열대야페스티벌,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여르미오, 국제거리극축제 등을 만들면서도 했던 ‘관객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기획들의 고민이었다. 필자가 재직하는 아트센터는 문화동반자 사업으로 ‘거리야, 놀자’, ‘꿈꾸는 거리의 예술가’, ‘로비음악회 12시 15분’ 등 지역민과 함께 하는 문화 나눔을 진행했다. 거기서 얻은 생각은 아트센터의 현재와 미래를 고려했을 때, 인천 부평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피크닉 콘서트’가 지역의 대표성을 갖출 수 있는 아트센터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필자는 대학시절 내내 예술을 기획하는 일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두산그룹 계열사인 동아출판사에 입사해 대학에서의 전공과는 무관하게 교과편성, 운영을 위해 주로 교육출판 관계자들을 만나서 일을 했다. 그 때 우연을 가장한 필연 같은 것이 필자에게 다가왔다. 당시 두산그룹에서는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취지에서 종로5가에 ‘연강홀(현 두산아트센터)’을 개관했다. 극장장을 그룹 과장급 이상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사내 공모했고, 필자가 극장장으로 근무하게 됐다. 그 때 내 전공을 찾아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만 33세의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운명이라고, 천직이라고 여기며 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늘 이 일을 하면서 내 자신 깊은 내면에서 고민하고 있던 것은 ‘예술관객 1%’라는 갈증이었다. 모든 지역인구의 1%만이 예술 애호가라는 것이다. 보통의 1%의 신화라고 한다. 그래서는 ‘존재감’을 갖는 아트센터를 만드는 것이 요원하다는 생각을 했고, 앞에서 말한 시민축제를 개발하게 됐다. 공연장 내에서는 작품성과 주목성이 뛰어난 작품을, 야외에서는 ‘좀 더 가깝고 친근한’ 문화 예술을 통해 아트센터와 지역민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지난해 아트센터에서는 ‘거리야, 놀자’라는 야외 축제를 열었다. 지역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아트센터 모든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 거리축제였다. 미래의 관객들인 어린이들에게는 아트센터의 멋진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이 앞으로도 아트센터가 쉽게 접근 가능한 문화 공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하루 행사임에도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했고, 그중 가족단위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이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사를 개최한 큰 보람을 느꼈다. 필자 역시 가족을 초대했다. 행사장을 정리하고 집에 들어간 것은 새벽 2시, 아내와 딸아이는 그동안 자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축제 피날레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아침 6시까지 가족의 미래, 딸아이의 현재 고민, 그리고 그 아이 자신이 살아가야하는 향후 계획들을 나눌 수 있었다. ‘거리야, 놀자’를 통해 느꼈던 가족단위의 문화 나눔 프로그램,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아트센터의 공연을 한껏 향유할 수 있는 축제, 그것이 지금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아트센터의 그 희망의 프로젝트가 바로 ‘피크닉 콘서트’인 것이다.

‘피크닉 콘서트’를 본격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지역민과 함께 하는 아트센터, 모두가 함께 하는 예술을 꿈꾼다. 비용이 부담돼, 시간이 없어, 흥미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같이 갈 동반자가 없어 아트센터를 찾지 못하는 지역민들을 위해, 가족과의 소통, 친구와의 우정, 연인과의 사랑을 위해 마련한 피크닉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다. 5월 5일을 90년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6월 23일, 7월 28일, 8월 10일, 11일 총 5회에 걸쳐서 진행될 예정이다.

/조경환 부평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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