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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人義盡從貧處斷 인의진종빈처단

 

사람이 마음을 다해 모셔도 가난하면 발길 끊어진다

돈없이 살면 시끄럽고 복잡한 시장 가운데 살아도 아는 사람이 없고(貧居鬧市無相識, 빈거요식무상식), 돈 있게 살면 산골짜기에 살아도 먼데 친구까지 찾아온다(富家深山有遠親, 부가심산유원친). 사람이 온 마음을 쏟아 모시려 해도(人義盡從貧處斷, 인의진종빈처단) 세상의 인심은 돈 있는 곳으로 향한다(世情偏向有錢家, 세정편향유전가).

채근담에도 배가 고프면 붙고, 배 부르면 떠나며 따뜻하면 달려들고, 추우면 버리는 것이 사람사는 세상의 공통된 병폐라고 했다.

누구나 배가 고프면 있는 사람에게 붙기 마련이고 어쩌다 잘 살게 돼 배부르게 되면 그집을 떠나게 된다. 또 음식이 넉넉하고 부유한 집이라면 온갖 사람들이 모여들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그집이 가난해지면 오던 거지도 오지않게 마련이다. 이는 사람들의 공통적 병폐라 하는 것이다.

사기에는 문외가설작라(門外可設雀羅)는 말이 있다. 권세가 떨어지면 문앞에 참새 잡는 그물을 쳐놓을 정도로 손님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방문 앞까지 들어차지만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끊긴다. 즉 권세의 무상함을 노래한 것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말 누가 했던가.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부르짖고 있는 저 위정자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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