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열정 ’이상이 필요한 ‘준엄한 예술경영’
[삶과문화]‘열정 ’이상이 필요한 ‘준엄한 예술경영’
  • 경기신문
  • 승인 2012.06.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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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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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평아트센터 관장조경환

일반인들에게 아트센터에서 예술을 관람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경제적 부담을 비롯해 시간의 할애 그리고 정보검색을 통해 최대한 만족스러운 공연을 선택해야 하는 까다로운 안목 등이 필요하다. 영화관을 찾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센터서의 예술 관람은 시간소비가 아닌 비교우위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 우선 정보검색이 용이한 유명예술의 경우에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고, 아트센터를 방문해 예술을 관람한다고 해도 한번 실망을 하게 되면 두 번 다시 아트센터를 찾고 싶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림자(shadow price)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예를 들어 콘서트에 가려면 티켓을 사야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그 밖에 비용이 들어간다. 무엇보다도 설명하기 쉬운 것은 콘서트를 개최하는 아트센터까지 이동하는 데 들어가는 교통비이다. 자택 근처에서 콘서트를 열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필히 교통비는 들어간다. 그리고 아트센터 근처에서 비싼 식사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예술을 관람하는 시간을 할애하는 기회비용의 포기와 함께 비용부담도 갖게 되는 것이다. 또 제한된 생활비에서 문화비를 지출하다가 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결심을 하지 않으면 예술 관람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술에 시간을 할애하다니 시간이 아깝다’라는 생각을 대부분 갖게 되고 이는 아트센터 관객개발에 큰 장애요소이다. ‘소득이 증가했으므로 예술을 구입하기 쉬워진다’라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소득이 증가했다’는 것이 ‘예술을 소비하기 위한 시간이 아깝다’라는 정의로 이어진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S.B 린다는 시간이 비싸진 사회에서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 재화의 소비 쪽에 시간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예술은 소득에 반비례하는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트센터에서 예술기획을 하는 이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초대권 문화가 타 문화 선진국에 비해 월등 비중이 높아 유효관객(잠재관객으로 아트센터의 노력에 의해 언제든지 유료관객이 될 수 있는 예술 관심계층)을 개발하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다. 그래서 아트센터에서는 남다른 예술체험이 돼 아까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는 경험을 통해 예술 관람의 지지층을 확보하는 유효관객의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공연이 지루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면 아트센터의 문턱은 점점 높아져 지역주민과는 괴리감(乖離感)이 형성돼 아트센터의 순기능을 하지 못하고 지역의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아트센터에서는 지역의 관객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들이 이뤄져야 할까. 우선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행사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일이다. 아트센터에서 행사는 보는 것이 다른 것을 그 시간에 할애하는 것보다 만족도가 높았을 때 지속적으로 기타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관심이 유지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객들에게 아트센터에서의 공연, 전시, 예술교육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인정을 받았을 때 아트센터는 우호관객들이 지지 속에 안정적인 예술 프로그램의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이 때 아트센터는 지역민들에게 ‘존재감’을 느끼게 하고 참여를 하고 지원을 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문화의 불모지라는 표현은 문화예술의 경험에 대한 다양성 부족에서 나오는 말일 것이다. 그것은 흥미가 있는 프로그램이 그 지역에서는 부족해 타 지역에서 해소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창성, 차별성, 흥미성이 반영된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이 지역에 정착돼야만이 문화예술이 지역에서 사랑을 받을 수을 것이다.

과거 주로 시간절약을 위한 물품을 제조, 판매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시간을 어떻게 잘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이 통용될 수 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여가를 누리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아트센터에서 장시간을 체류하고, 예술 체험을 통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관객개발의 중요한 요건이 될 것이다. 그래야만 예술을 감상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트센터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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