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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糟糠之妻不下堂(조강지처불하당)

어려울때 고생했던 아내를 버려서는 안된다

 

학습에서 질적 학습으로,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바꾸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교수학습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배움을 일으켜야 한다. 이제 공부와 결별해야 한다. 공부야 잘 가라.

가난할 때 사궜던 친구를 잊어서는 안된다(貧賤之交不可忘, 빈천지교불가망). 쌀겨로 겨우 식사를 때우며 가난을 함께해 온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되며, 가난하고 힘들 때 서로 정을 나누며 사겨온 벗을 잊는다면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중국 후한서에 있는 내용이다. 후한 광무제 때 송홍(宋弘)이라는 대신과 황제가 나눈 대화로 오랜 벗이나 고락을 같이했던 아내는 잊거나 버려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송홍은 미천했으나 황제의 신임을 얻어 높은 자리에 오른 유부남이었다. 황제에게는 과부인 누님이 있었는데, 그가 손홍을 사모한지라 황제가 자기 뒤편 병풍에 누님을 숨겨놓고 이렇게 물었다.

“사람이 높아지고 부유해지면 아내를 바꾸는 것도 흠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공(公)의 마음은 어떻소?”하니 송홍이 말하길, “폐하, 예부터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되며, 고생을 함께한 아내를 버려서는 안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벼슬이 올라 부귀를 누린다고 해서 술지개미와 쌀겨를 씹어 먹고 살아온 아내를 내칠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한 말이 금언(金言)이 돼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조선시대의 가부장제(家父長制) 하에서 여자에 대한 칠거지악(七去之惡)이란 제도 아닌 제도가 있었다. 그런 속에서도 삼불거(三不去)라는 예외가 있었는데, 삼불거란 내쫒아도 돌아가 의지할 때가 없을 때, 혼인할 때 가난했는데 부자가 됐을 경우 등의 보살핌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이 넉넉해진 요즘, 등 돌리는 모습들이 매스컴에 자랑스럽지 못하게 오르내리고 있어서 안타깝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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